[북한 탁구 수준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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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난 10일 방북한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이 오는 4월 23일 열리는 오사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의 남북 단일팀 구성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북한 탁구의 수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에서 탁구는 축구와 함께 가장 인기있는 종목이다.

지방의 읍.리.동에 7백~8백개의 탁구 클럽이 결성돼 있고, 탁구 인구는 약 10만명으로 추산된다.

북한은 지난달에 끝난 영국 오픈대회에서 복식 우승, 단식 준우승을 차지하고 뒤이은 카타르 오픈대회에서 단식 우승을 차지해 최근 성적이 부진한 한국 탁구계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현재 북한 탁구계는 김현희.김향미.김윤미 선수로 구성된 3金 트로이카가 이끌고 있다. 그 중에서도 21세의 김현희가 발군이다.

그는 영국 오픈대회 단식 준우승에 이어 카타르 오픈대회에서 첫 단식 정상에 올라 지난 5일 국제탁구연맹(ITTF)이 발표한 세계랭킹이 44위에서 20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왼손잡이 펜홀더로 스매싱.드라이브 등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는 김현희는 1996년 불과 16세의 어린 나이로 애틀랜타올림픽 탁구 여자단식 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이 대회에서 5위를 차지,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한 뒤 이듬해에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제44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두정실.위복순 등과 함께 단체전 준우승을 거두는 등 기염을 토했다.

98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북한팀이 세계 최강 중국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할 때도 김현희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남북 탁구단일팀이 구성되면 노련미(남)와 패기(북)가 볼만한 조화를 이룰 것 같다. 단일팀이 이뤄지면 91년 지바(千葉) 대회에 함께 나가 단체전 우승을 한 지 꼭 10년 만이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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