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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KAIST 김수용 교수, 태교 강사로 나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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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뇌(腦)과학을 전공한 물리학자가 태교(胎敎)강사로 나선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김수용(金壽勇.48)교수는 오는 17일부터 두 달 동안 매주 토요일 오후 2~4시 과기원 체육관에서 임신부.남편 등을 대상으로 '무료 태교 아카데미' 를 연다.

金교수는 "일반 상식과 달리 물리학자가 어떻게 뇌과학을 전공했느냐" 는 질문에 "뇌.신경과학은 의사들뿐 아니라 물리학.화학.생물학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해 발전시키는 분야" 라고 말했다. 또 "뇌를 다 열어볼 수 없기 때문에 뇌파나 MRI 분석 등을 통해 뇌의 작용을 알아내는 게 물리학자의 중요한 역할" 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물리교육과를 나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태교 아카데미에서 우리의 전통 태교서인 '태교신기(胎敎新記)' 와 현대 신경과학 이론을 접목해 독자적으로 만든 교재를 강독한다. 임신부들에게 특별 체력훈련도 실시할 예정이다.

대학 졸업 후 4년간 고교 교사를 지낸 金교수는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학교 교육보다 태중교육(胎中敎育)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고 말했다. 요즘 일부 젊은이들이 임신을 한 뒤에도 문란한 성생활을 하거나 마취제를 쓰는 제왕절개 수술을 아무 거리낌없이 하는 것 등은 태어날 아기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金교수는 "우리 선조들의 훌륭한 태교가 현대과학으로 차츰 증명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래서 일년 전부터 한문학자의 도움을 받아 동양 태교서적들을 해석하는 한편, 대전대 한의학과에서 한의학도 공부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위인이 탄생하기까지는 어머니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의 희생이 뒤따랐다" 는 金교수는 앞으로 전통적 명문 가계(家系)에 대한 사례 연구를 통해 교육발전에 이바지하는 게 꿈이다. 문의 042-869-2529.

대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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