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가 늙어간다… 근로자 중 55세이상 13년새 2.5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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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근로자의 평균 나이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25일 노동부가 지난해 상용 근로자 5명 이상 사업체 6344곳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55세 이상 근로자의 비율은 7.7%로 1990년(3.0%)의 2.5배 규모로 늘었다. 전체 취업자 중 50대와 60대 취업자 비중은 99년 13.9%와 9.2%에서 지난 8월 말 현재 14.9%와 10.3%로 각각 커졌다.

근로자의 평균 나이 역시 90년 32.6세에서 지난해 37.1세로 계속 많아지고 있다. '사오정' '오륙도'란 유행어가 등장할 만큼 대기업 사무직 중심으로 조기 퇴직이 성행하고 있는 데도 고령 근로자가 오히려 늘어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전체 인구 구조가 노령화하고 있다. 같은 기간 총인구 중 55세 이상 비율은 90년 11.5%에서 지난해 16.3%로 커졌다.

둘째, 퇴직한 고령자가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반면 신규 채용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노동부 경제담당관실 김정호 서기관은 "기업들이 신규 인력보다 경력직 채용을 선호해 청년층의 취업 비중이 줄고 있는 데다 청년층은 생산직 취업을 기피해 고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자의 노령화는 우리나라의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고 생산 잠재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노동연구원 장지연 박사는 "고령근로자는 앞으로 계속 늘 것이므로 이들을 재교육하는 등의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25~29세 월급여액을 100으로 했을 때 남성의 경우 90년에는 55~59세 135.8, 60세 이상 139였지만 지난해에는 55~59세 132.5, 60세 이상은 102로 줄었다. 이전 직장보다 적은 임금을 받고 재취업하는 고령자가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또 대졸 이상 고학력 근로자의 비율은 90년 14.4%에서 지난해 28.7%로 2배로 증가했다. 이 밖에 임금소득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0에 가까울수록 균등, 1에 가까울수록 불균등)도 98년 0.280에서 지난해 0.312로 커져 소득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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