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이상한 리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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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현대자동차가 1t트럭 포터 25만여대를 리콜(문제부품 교환)하면서 실적을 올리기 위해 주차 중인 차의 부품을 주인 몰래 교체해 물의를 빚고 있다.

현대는 배기관 덮개를 손질하는 이번 리콜과 관련, 올초 건설교통부로부터 실적 부진을 이유로 독촉을 받자 최근까지 운행 중인 차를 세워 부품을 교체하거나 심지어는 주차 중인 차를 주인 몰래 손질하고 있다. "4월까지 끝내라" 는 회사 수뇌부 지시도 영향이 컸다.

金모(59.화물업)씨는 지난 4일 오전 김포공항 인근 주택가에 주차해 놓았던 자신의 포터트럭 바닥에 부품이 떨어져 있어 차 밑을 확인해봤다.

그런데 배기관 밑에 달려 있던 U자형 덮개가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 떼어낸 것이었다. 주위를 둘러봤으나 어떤 메모도 없었다.

金씨는 최근 포터에 대해 리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나 현대자동차에 전화를 했다가 "요즘 이런 전화가 자주 온다. 실적 때문인데 정말 미안하다" 는 말을 들었다.

金씨는 "다른 고장이라도 생겼으면 누구에게 하소연하느냐" 고 항의했다. 현대자동차는 8일 "기한을 맞추려다 보니 일선 현장에서 무리한 점이 있었다" 며 "연락처도 남기지 않은 것은 잘못" 이라고 밝혔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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