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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뛰어든 소방관 또 순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소방관 6명이 순직한 서울 홍제동 화재참사에 이어 7일 낮 12시10분쯤 부산시 연제구 연산5동 인회빌딩 10층 ㈜오리오(금융 다단계 판매회사) 사무실에서 방화로 보이는 화재가 또 발생, 진화작업을 하던 수안소방파출소 소방장 김영명(41.사진)씨와 사무실 안에 있던 30대 남자가 숨졌다.

또 양정소방파출소 소방장 김덕곤(46)씨, 사직3소방파출소 소방장 김근수(38)씨 등 소방관 2명과 김대용(36.철공공.대구시 북구 칠산동)씨가 중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양정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장 金씨는 진화 도중 천장에서 떨어진 석고보드와 콘크리트 등에 깔려 기절한 뒤 질식해 숨졌다" 고 말했다.

화재현장을 목격한 이 회사 직원 鄭모(32)씨는 "김대용씨가 밤색 007가방을 들고 사장실로 들어간 뒤 다투는 소리가 나더니 곧바로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으며 金씨가 바지에 불이 붙은 채로 뛰쳐나왔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金씨의 가방에 설치된 사제폭발물이 폭발하거나 신나에 의한 방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군 폭발물처리반의 지원을 받아 조사 중이다.

경찰은 "불을 낸 사람으로 지목된 김대용씨가 이 회사에 1천7백만원을 투자했다가 투자금 회수가 여의치 않자 홧김에 불을 지른 것 같다" 고 밝혔다.

불은 이 건물 10층 사무실 7백㎡와 사무집기 등을 모두 태워 2천5백여만원(경찰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한편 ㈜오리오는 지난해 10월 동래구청에 방문판매 및 유통업체로 등록한 뒤 시내에 인형뽑기기계를 설치, 원금의 2백20%를 지급하겠다고 투자자를 모집한 뒤 최근 대표 이승호(34)씨가 3백억원대의 부도를 내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정용백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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