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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로 손해? 대구·경북이 어떤 지역인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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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명박 대통령이 5일 ‘대구·경북 업무보고’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이 대구시청 앞에서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구를 광주와 함께 ‘연구개발(R&D) 특구’로 지정하도록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조문규 기자]

특히 지자체장들에게 “머릿속 정치적 계산을 다 버리라”며 “어떻게 하는 것이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 것인가, 어떻게 하면 기업 하나라도 더 유치할 것인가(만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의 TK 지역 방문은 정부가 세종시 수정 입장을 밝힌 지난해 9월 이후 세 번째다. TK 지역은 세종시 신안(新案·수정안)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적 본거지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가 수정되면 첨단의료복합단지를 빼앗길 것이라는 TK지역의 우려에 대해 “참 희한하다. 왜 걱정하느냐.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론을 폈다. 그는 “세종시가 되니 ‘대구·경북은 어려워진다, 손해 본다’고 한다”며 “이곳이 어떤 지역인데 피해의식을 갖고 손해 본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대구·경북 사람들이 한번 발전시키자는 합심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륙지역인 대구와 스위스를 비교하며 “분지(라는) 생각에 제한돼 있고, 그 안에서 네 편 내 편 가르면 어떻게 발전하겠느냐”고도 했다. ‘분지적 사고’에 갇혀 정쟁을 일삼으면 “입만 발전하는 것”이라고까지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가 내륙이라 불리하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포항하고 도로가 뻥 뚫렸는데 대구 항구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TK 역차별론을 의식해 지역 민심을 달래는 노력도 병행했다. 이 대통령은 “대구·경북이 어떻게 보면 지난 10년, 15년 불이익을 당했다고 말하기는 뭐할지 모르지만, 발전을 제대로 할 요소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구를 광주와 함께 ‘R&D(연구개발) 특구’로 지정하도록 행정적 준비를 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R&D 특구 지정은 이 지역의 숙원사업이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에 앞서 동대구역에 도착했을 때 만났던 환영 인파의 구호를 언급하며 “다른 지역에 가면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하는데 여긴 그냥 ‘이명박’이다. 역시 고향에 온 느낌이 다르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글=남궁욱 기자 ,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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