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경영 정상화 속도 붙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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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채권단의 대우건설 처리 방안을 수용하는 동의서를 제출키로 했다. 이들이 동의서를 내면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을 추진 중인 금호산업의 경영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날 FI들과 금호아시아나의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풋백옵션 처리 방안을 논의하고 의견 접근을 이뤘다. 익명을 요구한 FI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새로운 제안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우리 펀드에 참여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동의서를 낸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번 주말이나 늦어도 8일까지 FI들의 동의서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FI와 함께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주가가 3만2500원에 미치지 못하면, 이 가격에 주식을 되사주기로 하는 계약(풋백옵션)을 했다. 하지만 주가가 1만2000원 수준에 머물면서 금호 측이 차액을 물어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산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모펀드(PEF)를 만들어 FI가 보유한 대우건설 주식을 사주기로 했지만 투자 손실을 우려한 FI들이 반대해 왔다. 그러나 산은이 FI가 대우건설 주식을 매각하거나, 이를 그대로 보유한 채 산은이 만드는 PEF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면서 꼬인 실이 풀리고 있다.

대우건설 주가가 회복될 경우 주식을 매각하지 않고 PEF에 참여한 FI들은 손실을 최소화하거나 이익을 볼 수도 있다. 새 제안이 나오자 풋백옵션 처리 방안에 반대를 해왔던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과 미국계 오크트리캐피탈도 긍정적인 검토를 하기 시작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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