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인대] 중국외교부장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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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6일 베이징(北京)의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장엔 베이징에 주재하는 거의 모든 외신기자들이 몰렸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관계 및 국제현안에 대한 중국의 시각을 모처럼 상세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唐부장은 75분 동안 한반도 문제 등 국제 현안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자세히 설명했다. 다음은 이날 기자회견 일문일답 중 주요 내용이다.

- 북한 외교부는 2월 미국이 북한에 대해 계속 강경한 태도를 유지한다면 미사일 재발사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해 북.미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어떻게 보는가. 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평양 방문 이후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관심이 많은데.

"북.미간에 그렇게 높은 긴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반도를 둘러싼 4강은 모두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 반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 김정일 위원장 등 북한측으로부터 뜨거운 환영과 정중한 환대를 받았다. 金위원장이 올해 서울 답방에 나서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에 불과하다. "

-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이미 여러 차례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의 엄중한 입장을 일본에 전달했다. 우리는 할 일을 다 했다. 일본은 교과서 검정 절차의 복잡을 운운하지만 최종 심사 권한이 일본 정부에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교과서 내용의 합격 여부와 출판 여부 모두 일본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역사 문제는 '중.일 공동성명' 에 분명하게 명시돼 있는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초임을 일본은 직시해야 한다. 중국은 현재 일본의 태도를 주시하고 있다. "

- 중국이 올해 국방 예산을 17.7% 대폭 늘린 이유는 무엇인가.

"두 가지 이유다. 중국의 경제발전에 따라 국민의 임금이 올라 군인의 임금도 올려야 할 필요가 생긴 게 첫째다. 둘째, 국방의 현대화 필요 탓이다. 증가 폭이 크다고 말하지만 절대 수치상의 중국 국방예산은 올해 미국(3천54억달러)의 5%, 일본의 30%에 불과하다. "

- 중.러 관계 전망은.

"오는 7월 장쩌민(江澤民)주석이 러시아를 방문, 푸틴 대통령과 함께 경제.과학.군사 분야 등을 포함하는 새로운 '중.러 선린우호협력 조약' 에 서명할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두 차례 국제회의 참가를 위해 중국에 올 것이다. "

- 올해 중.미 관계 전망은.

"첸치천(錢其琛)부총리가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미국을 방문, 미국의 각계 대표를 만나 양국 문제와 공동 관심사.국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이다. 중.미간의 최대 현안은 대만 문제로 미국이 대만에 계속 선진 무기를 판매할 경우 중.미 관계가 크게 손상되고 대만 지구가 긴장에 빠지는 데 따른 위험성을 미국은 직시해야 한다. 하나의 중국 원칙 아래 대만 문제를 잘 처리하느냐 여부에 따라 중.미 관계가 달려 있다. "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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