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권대표 '강한 여당' 전도사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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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김중권(金重權.얼굴)대표는 "여당의 모든 회의는 결론이 있어야 한다" 고 강조한다. 그가 내세우는 '강한 여당론' 을 뒷받침하는 행태의 하나다.

6일 당 4역회의. 金대표는 "새만금 사업은 국토 종합개발 계획과 지역 숙원 사업으로 시작된 만큼 그 기본틀을 훼손하면 안된다" 고 매듭을 지었다. 논란이 증폭된 지 하루 만이다.

당 대표로서 그의 의욕은 '차기 주자' 의 약진으로 비춰지고 있다. '김중권 변수' 라는 용어까지 나오고 있고 여권 일각의 견제가 따르고 있다.

◇ 여당 체질론〓구(舊)여권 출신인 그는 강한 여당론으로 당의 체질을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

金대표는 5일 밤 당 사무처 직원들과의 저녁 식사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金대표는 여섯잔을 마셨다. 이런 자리가 일곱번째다.

한 참석자는 "당 대표가 하위 당직자 전원과 폭탄주 회식을 한 것은 드문 일" 이라고 말했다.

당 공식 일정은 두배로 빠듯해졌다. "이제야 여당 같다" 는 당내 반응도 있다. 여덟차례의 국회 상임위별 오찬을 통해 소속 의원들과 상견례도 끝냈다.

한 당직자는 "민정당 사무차장에다 청와대 정무수석.비서실장까지 지내 여당을 움직이는 노하우를 아는 현 여권의 몇 안되는 인물" 이라고 평했다.

그는 강한 여당론의 전도사 역할에 비중을 두고 있다. 16개 시.도지부 순회에 돌입한 그는 대전에서 "목표는 정권 재창출이다. 강한 여당으로 경제 재도약을 이뤄 그 토대를 마련하자" 고 강조했다.

측근들은 "성과가 좋을 경우 金대표의 차기 입지가 탄탄해질 것" 이라고 기대한다. 그의 지역구인 경북 봉화-울진의 재선거 확정 판결(9일 예정)도 변수다.

◇ 역풍(逆風)과 견제〓金대표는 '영남 후보론' 으로 첫 역풍을 맞고 있다.

"나를 바라보고 희망을 거는 영남이 있다" "차기 대통령은 동서화합 속에서 선출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는 그의 발언이 불을 지폈다.

즉각 "지역주의에 편승" (김근태 최고위원), "구시대적 발상, 대중 지지도가 차기 후보의 기준" (李仁濟 최고위원)이라는 반발을 샀다.

이인제 위원은 5일 아예 경북대 박찬석(朴贊石) 총장을 자신의 후원회장으로 영입, 金대표의 'TK 상징성' 에 맞대응했다. 더구나 金대표에 대한 당내 일각의 '무임 승차' 비판도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런 속에서 金대표는 9일 대구를 찾아 유일한 여권의 'TK주자' 임을 각인시킬 예정이다. 그의 행보를 지켜보는 다른 차기 주자들의 눈매가 갈수록 예리해지고 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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