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1,800까지 밀릴 수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대호황이 공황으로 이어졌던 1920년대와 신경제를 구가한 뒤 침체로 들어선 1990년대 이후 미국의 증시상황이 매우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곧 주가가 상당기간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교보증권은 6일 내놓은 '1990년대 나스닥지수와 20년대 다우지수' 라는 보고서를 통해 반복되는 역사를 보듯 서로 비슷한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90년대 이후 첨단 기술주와 인터넷 주식에 대한 투자 열기는 20년대의 자동차와 라디오 주식에 대한 그것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20년대 미국의 자동차 산업은 GM을 포함해 5백8개나 있을 정도로 대호황을 누렸으며, GM의 주가는 10배 이상 올랐다. 또 라디오 판매 대수는 22년 6천만대에서 28년에는 8억4천만대로 급증했고, 당시 라디오 시장을 지배했던 RCA의 주가는 1.5달러에서 85.5달러로 폭등했다.

이같은 호황을 배경으로 다우지수는 21년부터 29년까지 5배 이상 급등했지만 결국 대공황을 겪으며 32년까지 87% 폭락했다.

한편 90년 이후 지난해 3월까지 나스닥 지수는 이보다 훨씬 높은 15배의 주가 상승을 기록한 뒤 최근 1년새 57% 하락했으며, 특히 야후와 아마존 등 신경제의 대표주들은 90%나 폭락했다.

교보증권은 현재 미국 증시는 신경제 부문의 거품이 끝나가는 과정에 있으며, 과거 20년대에 비춰 앞으로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보증권은 나스닥지수가 1, 8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순이익 등 보수적인 잣대로 기업을 평가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김광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