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인대] 원자바오 중국 차기총리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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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원자바오(溫家寶.사진)부총리가 부상했다' - .

지난 5일부터 열리고 있는 중국 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제4차 회의를 보며 홍콩 언론들이 내린 결론이다.

여기엔 "溫부총리가 이미 주룽지(朱鎔基)총리의 후임으로 확정됐다" 는 베이징(北京) 고위소식통의 전언도 뒤따른다. 현 국가 부주석인 후진타오(胡錦濤)를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로, 溫부총리를 총리로 하는 후계 구도안이 짜였다는 것이다.

胡의 권력 승계는 '공개된 비밀' 이었고 관심사는 '21세기 주식회사 중국' 을 이끌어나갈 CEO, 즉 경제.행정 총괄 총리에 누가 기용되느냐였다. 그 뚜껑이 이번에 열린 셈이다.

홍콩 언론들이 '溫총리론' 을 드는 근거는 그가 이번 회의의 최대 현안인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제10차 5개년 계획' 의 초안 작업을 맡았기 때문이다. '21세기 초 중국의 청사진' 을 溫부총리가 그린 것이다.

그동안 朱총리의 후임은 溫을 포함, 리창춘(李長春) 광둥(廣東)성 서기.자칭린(賈慶林) 베이징시 서기의 3명으로 압축됐었다. 李.賈는 모두 정치적 배경이 막강한 인물들이다. 학자풍의 溫은 다소 밀리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대세가 溫쪽으로 기울어진 느낌이다. 이유는 딱 하나, 그가 '경제 전문가' 라는 점이다.

朱총리가 "(경제문제에서)믿고 일을 맡길 사람은 溫과 다이샹룽(戴相龍.인민은행장)밖에 없다" 고 털어놨을 정도로 溫은 지도부의 신뢰가 두터운 경제통이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의 개방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溫의 수완은 불가결하다.

溫부총리는 해박한 경제 지식과 정연한 논리, 말솜씨가 돋보이는 전형적인 테크노크라트다.

그는 하루 14시간씩 일에 매달리는 '일벌레' 로 알려졌다. 溫의 그런 모습이 바로 지금의 중국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는 덕목인지도 모른다.

홍콩=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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