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교서 또 총기난사, '왕따' 1년생이 권총 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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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뉴욕〓신중돈 특파원]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북쪽 샌타나 고교에서 5일(현지시간) 이 학교 1학년생 찰스 앤디 윌리엄스(15)가 급우들과 교사.교내 청원경찰을 향해 권총을 난사해 학생 두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했다.

윌리엄스는 이날 오전 9시20분쯤 학교 사회과학관 화장실에서 권총을 들고 복도로 나와 학생과 교직원들을 향해 마구 총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학생 한명이 즉사하고 다른 학생은 병원에서 숨졌으며, 경비원과 지도 주임교사 등 교직원 3명과 학생 10명이 총상을 입었다. 총성이 들리자 수업 중이던 학생들은 앞다퉈 교실 밖으로 뛰쳐나오는 바람에 학교가 수라장이 됐으며 경찰이 도착한 뒤 학생들은 인근 쇼핑센터로 대피했다.

목격자들은 윌리엄스가 총기를 난사하면서 웃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 학교 학생 앤드루 카포리는 "윌리엄스가 나에게 총을 겨눴다가 뒷걸음치던 청원경찰을 향해 총을 쐈다" 고 말했다.

경찰은 윌리엄스가 체격이 왜소하고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으며 '멍청이' 로 놀림을 받아온 점으로 미뤄 이에 대한 보복범행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윌리엄스는 지난주 친구들에게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하겠다고 말했으나 친구들은 이를 농담으로 여겨 학교측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교내총기 난사는 1999년 4월 20일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범인 두명 자살 포함, 15명 사망)이후 가장 많은 사람이 희생된 교내 총기사건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 사건은 수치(불명예)스러운 비겁자의 행동" 이라고 비난하고 "교내폭력 방지를 위해 가장 좋은 방안은 학생들에게 옳고 그른 것을 구별할 줄 아는 식별력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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