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100년 호주] 上. '백호주의' 옛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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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대륙 전체를 영토로 하는 국가, 호주가 탄생한 지 올해로 1백년이 됐다. 2년 전 세계 최초의 환경올림픽, IT올림픽으로 깨끗하고 선진화된 국가라는 이미지를 한껏 높인 호주는 최근 들어 '스마트 호주' 프로그램 등을 통해 21세기형 국가로 탈바꿈하려 하고 있다. 탄생 1백주년을 맞은 호주의 모습을 두 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호주와 한국의 시차는 두 시간이다. 서머타임이 없는 기간에는 한 시간이다. 사실상 동일 시간대다.

한국은 호주의 세번째 수출시장이며 4대 교역국이다. 여기다 호주에는 약 4만3천명에 달하는 이민자들이 있고 최근엔 이민을 떠나고자 하는 40대 이주자들이 캐나다 다음으로 꼽는 두번째 이민 희망국가다.

그만큼 한국과 호주는 가깝고 교역이나 교류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민들과 다른 대륙 사람들에게 있어 호주는 아직까지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때문인지 호주정부에는 국가이미지국(images of Australia)이란 독특한 부서가 있다.

지난 2월 28일 시드니에서 만난 외교통상부의 워릭 처크 국장은 "호주는 1백년 만에 선진국.살고 싶은 나라.발전하는 나라가 됐다" 며 "시드니 올림픽을 통해 세계 최초로 환경.IT올림픽을 선보였던 호주는 이제 21세기를 맞아 새로운 국가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한다" 고 말했다.

1일 캔버라에서 만난 조 호키 재무장관은 이러한 21세기에 맞는 이미지 중 하나로 "호주는 지역적으로 아시아의 일부분이다. 호주와 아시아 국가들의 교류는 더욱 증진돼야 하며 아시아 문제에 대한 호주의 역할도 증대돼야 한다" 고 말했다.

피터 크립스 오스트레이드 인프라담당 국장은 "21세기에는 정보와 기술, 교육수준 등 소프트웨어 선진국인 호주와 하드웨어가 강한 아시아 국가들이 융합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고 말했다.

호주는 인구비율로 따졌을 때 노벨상 과학부문 수상자 숫자가 가장 많은 국가일 정도로 과학기술 수준이 높다. 특히 21세기 유망분야라는 생물공학.태양열에너지.나노테크놀로지.인공지능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를 기반으로 해 호주는 21세기에 아태지역의 리더 국가가 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최근 동티모르 사태 당시 목소리를 높이고 아시아 국가로서는 예외적으로 미국의 전역미사일 방어체제(TMD) 동참에 적극적인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런 경향을 반영하는 것이다.

시드니〓김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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