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 위험수당 고작 2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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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전국의 소방공무원은 현재 2만3천1백47명(순직 6명 제외). 이들은 연간 3만4천8백44건(2000년 기준)의 화재와 1백21만1천8백10건의 '119신고' 를 처리한다.

일단 불이 났다 하면 소방차 15~16대, 소방관 70여명이 기본으로 출동한다. 좀더 큰 불이면 소방차 40대에 소방관 1백60여명이 투입된다. 게다가 밤낮으로 울려대는 '119 신고전화' 에 뛰어나가다 보면 소방관 1인당 하루평균 출동 횟수는 10회꼴에 이른다.

이처럼 밤낮없이 비상 대기하는 소방관의 주당 고정 근무시간은 84시간. 그러나 비번일 때 순찰시간을 합치면 1백여시간을 근무하는 셈이다. 하루 14시간 꼴이다. 근로기준법상의 주 44시간 근무는 언감생심이다.

화재 진압과정에서 지난 한해 5명의 소방관이 순직했다. 부상한 소방관도 1백24명이다. 1995년 이래 화재.구조.구급 현장에서 모두 38명의 소방관이 순직하고 7백35명이 부상했다.

그러나 이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대가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편이다. 8급부터 1급까지의 체제로 된 소방공무원의 초봉은 기본급 52만9천6백원. 죽음을 무릅쓴 위험수당은 고작 2만원이다.

순직의 경우 유가족들에게는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유족보상금(월급의 36배).사망 조의금(월급의 3배).장재비(30만원).순직유족 급여(1백30만원)가 지급될 뿐이다.

김국래 양천소방서장은 "하루 10건 이상 출동하는 직원들에 대해 3교대 근무제도를 시행, 주당 56시간 근무로 자신의 가정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 말했다. 그리고 무전기가 부착된 헬멧과 방열복.방수복 등 개인장비를 완벽하게 갖추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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