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한명숙, 경기는 유시민? 친노 바람몰이에 민주당 ‘부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은 한명숙 전 총리를 “동지들 내에서 맏누님이던 분”이라고 불렀다. 3일 제주에서 서울시장 후보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다. 그는 “당에선 서울이 아니라도 광역단체장 출마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참여당의 요구 지역은 경기도라고 한다.

민주당 등 야 5당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야 5당의 ‘6·2 지방선거 연대 협상’ 최종 타결을 위한 선거연대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루 뒤인 4일. 물밑에서 단일화 여부를 조율해 오던 야 5당(민주·민노·국민참여·창조한국·진보신당)은 ‘합의문’을 전격 발표했다. 5당은 합의문에서 “광역과 기초, 단체장과 의원을 불문하고 공동 승리를 위해 연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단일화 방법도 제시했다. 광역 및 기초 단체장은 ‘정당 지지율’과 ‘유력후보 유무’ 등을 고려해 5당이 합의해 후보를 정하고, 합의하지 못한 지역들에 대해선 ‘5당이 합의하는 경쟁방식’을 통해 후보를 정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민석 기획본부장은 “‘경쟁방식’으론 여론조사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정당법상 서로 다른 당의 주자끼리 경선을 벌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방의원에 관해선 ‘배분’이란 단어를 공식적으로 합의문에 포함시켰다. “호혜의 원칙에 따라 배분하고, 단체장 후보를 내지 않은 정당을 적극 배려한다”는 것이다.

야 5당은 모든 협상을 이달 15일까지 완료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분 나누기란 비판을 의식해 8일엔 ‘공동정책’도 발표한다.

유 전 장관이 방향을 전환함에 따라 한 전 총리의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경기지사 선거구도엔 ‘유시민 변수’가 돌출하게 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유시민 경기지사 카드를 선뜻 수용할 처지가 못 된다. 이미 당 내에선 주류 측 김진표 의원과 비주류 이종걸 의원의 경합이 치열해지고 있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유 전 장관이 경기도에 출마하려면 민주당에 입당해 기호 2번을 달고 나가야 한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으로선 친노 후보들만으로 수도권 선거벨트를 만드는 것도 부담이다.

  강민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