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해남 '땅끝' 갈등 깊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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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전남 해남군과 완도군이 '땅끝' 다툼을 벌이고 있다.

두 지역 주민들은 물론 외지 사람들도 가세해 논쟁이 확산,지역 갈등마저 우려된다.

논쟁은 완도군이 먼저 일으켰다. 완도군은 지난 1월 군정 보고회 때 땅끝은 해남군 송지면 갈두리가 아니라 완도군 완도읍 정도리의 '넉구지' 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1969년 해남∼완도읍 연륙교 준공 후부터 정부가 완도 본섬을 육지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땅끝의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해도상으로 넉구지가 북위 34도 16분 59초로,해남 송지면 갈두리(34도 17분 18초)보다 적도에 1.8㎞ 가량 더 가깝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완도군은 또 '새 땅끝' 넉구지 일대에 2010년까지 민자 등 1천1백억여원을 투입,종합레저타운(유스호스텔 ·요트장 ·경비행장 ·골프장 ·어촌민속전시관 등)을 만들어 관광명소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해남군은 갈두리의 행정명칭 변경과 활발한 관광 홍보·개발로 ‘완도군의 억지 주장’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제주도에 다리를 놓으면 땅끝이 되느냐" 며 "해남 땅끝 관광지에 대한 이미지를 빼앗아가려는 처사다" 며 발끈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남군은 갈두리란 이름을 아예 땅끝으로 바꾸기 위해 국립지리원에 개명을 신청하기로 했다.또 전남도에 등록된 토말(土末)관광지 명칭을 땅끝관광지로 변경해달라고 신청할 계획이다.

또 갈두리 일대에 1백28억원을 들여 땅끝기념관과 콘도미니엄 등을 건립하기로 했다.

한편 부산 ·경남 등의 네티즌들도 논쟁에 끼어들어 두 군 홈페이지에는 “다리가 연결돼 육지라면 완도군을 완토(完土)군으로 바꿔라”“서해에도 땅끝마을은 많아 별 의미가 없다”같은 글을 올리고 있다.

완도=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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