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제2카지노 허가 따내기 '풀 베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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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서울에 허용될지 모르는 제2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권을 놓고 유명호텔을 중심으로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연내에 새 카지노가 허용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로 인식되는 큰 이권인 만큼 일각에서는 정치권 등의 개입설과 일본계 자금 유입설마저 나오고 있다.

◇ 물밑 쟁탈전〓서울의 새 카지노를 놓고 5~6개 업체가 뛰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현재는 워커힐 호텔의 한 곳뿐.

서울 삼성동 오크우드 호텔(외국인 장기 투숙자 전용) 등 강남지역에서만 4~5곳의 호텔에서 허가에 대비한 카지노 영업장 공사가 진행되거나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 R호텔 내 개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한 업체의 경우 미군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소문을 경쟁업체들이 흘리고 있다. 또 다른 호텔은 먼저 슬롯머신 영업허가를 받은 뒤 카지노로 키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 '큰손' 등 움직임 빨라져〓카지노 관련 업체들은 물론 도박기계 제조업자와 자금을 대는 '큰손' 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는 것이 업계의 말이다.

카지노 장비 유통업자인 K씨(42)는 "지난해 카지노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서울 청계천.경기도 일산 등에 몰린 카지노 관련장비업체들에 설치문의가 크게 늘었다" 고 전했다.

일본 야쿠자 등 외국의 검은 자금 유입설도 나온다. 서울 명동 사채시장 관계자는 "해외 폭력조직이 고리 사채업을 위해 많은 돈을 한국에 반입했으며 일부가 카지노 자금으로 들어가고 있다" 고 주장했다.

한편 오크우드 호텔에 카지노 개장을 추진 중인 한무컨벤션(대표 김용식)측은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에서 각각 7백40억원.3백억원의 대출승인을 받아 5백여억원을 이미 대출받았다. 은행측은 그러나 "단순히 호텔 시설자금 대출이었다" 고 밝혔다.

◇ 관련 법 개정 의혹도〓관련 업체 중 한무컨벤션이 오크우드 호텔 단지에 국제회의시설인 컨벤션에넥스 빌딩 신축을 시작한 건 98년 2월. 그때까지 '관광특구 내 특1급 호텔' 에 한해 카지노 허가를 해줄 수 있도록 규정한 관광진흥법이 그해 11월 허가범위를 컨벤션 센터로까지 확대하는 내용으로 개정됐다. 문화관광부측은 "당시 관광 부가가치가 높은 컨벤션센터에 대한 관심이 커져 신설을 장려하기 위한 조치였다" 고 설명한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의혹을 살 만한 대목이다.

◇ 카지노가 뭐길래〓 "워커힐 호텔 카지노는 현대자동차하고도 안 바꾼다더라. " 한 관계 당국자가 표현한 카지노의 가치다.

문화부에 따르면 전국 13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지난해 매출액은 3천4백억원. 서울 워커힐 호텔 카지노의 매출액이 그 절반을 넘는다. 서울지역 추가 카지노 허가 여부가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강주안.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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