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리뷰] '잉글리시 드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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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영어교사는 자진 사퇴하라'

'국어 ·국사를 제외한 초등학교 교과목을 영어로 강의하라'.

신간 『잉글리시 드림』(중앙일보J&P,8천원)에 담긴 주장이다.다소 과격하다고 판단된다면 올해 60세 된 여성 저자의 ‘영어와의 전쟁’과정을 염두에 둬야한다.저자 최정희는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뒤 주한 미 대사관에서 30여년을 근무한 사람이다.

당시 한국인 직원 중 ‘한 영어 하는’축에 꼈던 그는 막상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돼 수모를 여러번 당했다.“대사관 측은 직원들을 책 잡으려면 무조건 영어가 부족해서 일을 잘못 처리했다고 몰아붙였다”는 것이다.

최정희 역시 결국은 권고사직을 당했다.영어의 한을 풀기 위해 55세의 나이에 영어유학을 떠난 것도 그 때문이다.

유학생활에서 그는 또 한번 좌절한다.대학원은 고사하고 초급대학 과정마저 과락(科落)을 당하며 겨우 따라가야 했던 것이다.

여기까지가 ‘영어와의 전쟁’패주(敗走)국면.이 악발이 할머니는 6년을 더 공부해 기어코 미 연방정부 공무원인 이민관 시험에 합격했다.책의 주장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첫번째는 영어교사가 우리 영어 교육을 망치는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원어민 교사를 채용해 가르쳐야 한다는 것도 그가 제시한 당연한 대안이다.이른바 2중언어교육이다.

뿐만이 아니다.그에 따르면 가능하다면 초등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통해 완벽한 영어학습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최정희는 미국 교사들의 월급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영어봉사단'을 모집한다면 학년당 2-3명의 교사채용은 어렵지않다고 말한다.

물론 천문학적 규모의 조기유학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이밖에 저자는 책에서 자신만의 영어학습 노하우도 전해주는데, 귀담아 들을 대목이 많다.

조기교육을 생각하는 학부모들,교육행정 담당자들, 이밖에 '영어 스트레스받는 사람들' 에게 유용할 듯 싶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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