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모리 "교과서 외국 반발 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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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도쿄〓오대영 특파원] 한국 정부가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움직임에 대해 강력한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가운데 1일 일본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일본 언론은 한국의 반응을 자세히 보도했고 일본 내 시민단체들의 왜곡 반대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냉담한 반응이다.

◇ 반대 성명〓중국 귀환자연락회.일중우호 원(元)군인회.부전(不戰)병사 및 시민회 등 제2차 세계대전에 참여했던 옛 일본군 모임인 3개 단체는 1일 "침략전쟁을 미화한 내용을 담은 교과서가 검정에 통과해서는 안된다" 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한일합병.아시아 침략을 정당화하고 교육칙어를 긍정적으로 실은 교과서를 후손에게 가르쳐서는 안된다" 며 "전쟁은 비참하고 어두운 시대였고, 당시의 기억은 아직도 노병의 머리.마음 속에 생생히 남아있다" 고 밝혔다.

야마즈미 마사코(山住正己)전 도쿄도립대학장 등 교육자 18명도 1일 "이 교과서는 신화(神話)를 사실로 기록하고 학문적 검증이 결여돼 있으며, 대동아전쟁을 아시아 해방전쟁이라고 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 일본 정부〓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는 1일 "정부도(교과서 내용을)볼 수 없는데 도대체 어떻게 외부로 흘러나갔는지 모르겠다" 며 "외국에서 여러 얘기가 나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 이라고 말했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보도했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관방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의 유감표시와 관련, "그런 얘기가 있다고 해도 교과서 검정기준 등에 기초해서 적절한 검정이 실시돼야 한다" 고 말했다.

◇ 언론〓마이니치(每日)는 이날 교과서 검정 관계자를 인용, 문제의 역사교과서가 대폭 수정됐기 때문에 이달 말 검정을 통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교도(共同)통신과 지지(時事)통신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속보로 내보냈으며 아사히(朝日).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도 한국 정부의 반응을 비중있게 다뤘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특집기사를 게재, 이번 역사 교과서 문제가 양국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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