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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많이 도와달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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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정부 분들뿐 아니라 야당총재도 만나 기쁘다.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 총재〓러시아 대통령이 국회에서 연설한 것은 처음이다. 한.러 관계에 새로운 기원이 됐다.

푸틴 대통령과 李총재가 28일 오후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당초 잡은 면담시간은 15분이었지만 31분간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오후 3시20분 李총재와 헤어진 뒤 4시에 출국했다.

李총재가 "푸틴 대통령과 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고향인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가고 싶다" 고 하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하면 그 도시를 구경시켜 주겠다" 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李총재에게 "국내에서 어렵더라도 러시아를 많이 도와달라" 거나 "경제 프로젝트가 국회에서 논의될 때 야당도 지지할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李총재 측근은 "푸틴 대통령의 공격적.실리적 외교가 돋보였고, 李총재도 야당총재로서의 한계를 벗고 국제외교무대에 데뷔했다" 고 평가했다.

다음은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이 전한 푸틴 대통령과 李총재간 대화내용.

▶푸틴 대통령〓어제 만찬 때 金대통령에게 李총재를 만난다고 얘기했더니 지지하더라. 李총재는 우리나라에 경험이 풍부한 정치가로 알려져 있다.

▶李총재〓한.러관계는 초당적으로 뒷받침할 생각이다. 야당은 걱정이 많다. 대통령에게 국민의 소리를 직접 전달해야 한다. 북한을 개혁.개방의 길로 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푸틴 대통령〓한반도 안정이 러시아 국익에 도움이 된다. 북한은 다른 나라와 관계를 가지면 가질수록 많은 임무를 갖게 되고 그럴수록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李총재〓우리도 대화.협력을 통해 북한을 개혁.개방시켜 건전한 사회일원으로 만들려고 한다. 이런 포용정책은 다음 정권에서도 유지돼야 한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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