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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활발하게 움직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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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새 봄을 앞두고 부동산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가을 이후 움츠러들었던 아파트값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경매법정도 북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안정세와 금융소득종합과세 실시로 시중 여윳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전망과 각종 부동산 상품을 특집으로 엮는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자 건설업체들도 그동안 미뤄왔던 아파트분양물량을 내놓기 위해 분주하다. 3월에만 서울 등 수도권에서 내놓는 물량이 4천6백여가구에 이른다. 예년보다는 적은 물량이지만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다' 는 판단으로 분양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미분양아파트가 잘 팔리는 것도 업체들을 고무시킨다. 미분양아파트 감소는 시장의 회복세를 예견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중개업소도 바빠졌다. 아직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거래 문의가 늘고 투자자들의 발길이 잦아진 것은 사실이다.

◇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지난해 부동산시장은 내내 '겨울' 이었다. 외환위기 때보다 거래가 더 부진했다. 가격도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빼고는 계속 내렸다. 급매물만 간간이 팔렸다.

그러나 올들어 금융과 실물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부동산 쪽에도 돈이 흘러들고 있다. 중소형 아파트와 도심의 소형 상가는 가격 반등세가 눈에 띈다.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인기 주거지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은 올들어 1천만~2천만원씩 올랐다. 분양권 값도 강세를 보여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5백만~1천만원 가량 상승했다.

입주를 앞둔 아파트분양권 매물도 줄어드는 추세다. 오는 5월 입주하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금호베스트빌 32평형은 지난해 말 쌓였던 급매물이 팔리면서 분양권값이 1천5백만원 가량 올랐다.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삼성아파트 24평형 분양권값도 최근 한달새 1천여만원 뛰었다.

◇ 미분양아파트 속속 팔려〓대림산업은 1년 넘게 미분양됐던 경기도 안산 고잔지구 아파트를 올들어 70여채나 팔았다. 서울 이문동의 미분양분도 최근 한달 동안 1백여채를 판매했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로 최악의 분양률을 보였던 현대아파트도 서울 문래동.장안동 등에 남아있던 미분양분이 꾸준히 나가고 있다.

용인 지역도 미분양분이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 난개발 여파로 서울에 비해 매기는 약하지만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문의가 증가했다.

◇ 경매시장도 후끈〓지난 7일 서울지법 본원에서는 근린생활시설 입찰에 40여명이 경합해 감정가보다 높은 값에 낙찰됐다. 같은 날 신동아아파트 35평형은 40명의 입찰자가 몰려 감정가의 88% 선에 낙찰됐다.

지난달 서울지법 본원의 평균 입찰 경쟁률은 아파트가 7대 1이었다. 물건 한개에 평균 7명씩이 몰린 셈이다.

단독주택도 4대 1대, 근린생활시설.연립주택은 각각 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그간 비인기 상품으로 분류돼 낙찰률이 낮았던 빌라와 토지 입찰경쟁률도 5대 1을 웃돌았다.

유승컨설팅 강은현 대표는 "금리 하락으로 일반인의 경매참여가 아파트에서 단독.연립주택으로 퍼지는 추세" 라고 전했다.

◇ 시세관이 바뀐다〓전문가들도 시장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올해는 지루한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저금리 추세로 회복 국면이 더 빨리 다가올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부동산개발업체인 ㈜MDM 문주현 사장은 "구조조정이 잘 마무리되고 소비심리가 살아나면 부동산 시장은 예상보다 빨리 회복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부동산 값이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시각을 같이 한다.

국토연구원 윤주현 박사는 "구매력 감소로 부동산시장이 당장 회복세로 돌아서기는 어렵지만 저금리가 시장을 받쳐주고 있어 크게 비관할 상황은 아니다" 라고 말했다.

◇ 투자 전략〓금리 면에서도 유리하고 매월 일정액을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낫다.

소형 원룸이나 아파트 임대사업은 역세권과 사무실.대학가 주변이 좋고, 중소형 상가건물은 대형 할인점이 없는 지역을 골라야 한다.

새로 분양받으려는 이들은 내년 봄에는 청약통장 가입자가 2백만명을 넘어설 것이므로 올해 통장을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청약할 때는 인지도가 높은 시공사가 역세권에 짓는 대단지 아파트를 골라야 한다. 공원.한강조망권을 갖춘 아파트면 더욱 좋다.

사업추진이 빠른 재건축 대상 저층아파트를 전세나 이주비를 끼고 매입하거나 환금성이 좋은 분양권을 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제 모든 부동산이 함께 오르는 시대는 갔다. 따라서 부동산을 살 때는 보유기간과 이자비용, 예상 시세 등을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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