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L로 32km 가는 디젤 … 보행자가 앞에 있으면 알아서 ‘끼~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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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과 안전성’.

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된 제80회 제네바모터쇼의 주제다. 지난해 촉발된 친환경차 열기는 올해도 여전했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친환경 모델만 60여 개가 넘게 전시된다. 최근 유럽연합이 친환경차 개발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로 하면서 유럽차 업체들이 친환경 신차를 대거 내놓았다. 도요타자동차의 대량 리콜 사태를 의식한듯 안전성을 강조한 모델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14일까지 전 세계 30개국 250개 자동차업체가 700여 대의 차량을 전시할 예정이다.

제네바 모터쇼의 개막을 하루 앞둔 1일 열린 언론공개 행사에서 마이클 마흐트 포르셰AG 대표가 컨셉트카 ‘포르셰 918 스파이더 하이브리드’의 운전대를 잡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이브리드·전기차 모델 쏟아져=지난해 판매량 세계 2위를 기록한 폴크스바겐은 모터쇼에서 전기차·하이브리드 모델 확대 계획인 ‘E-모빌리티 로드맵’을 발표했다. 마틴 빈터콘 폴크스바겐그룹 회장은 “전기를 동력으로 삼는 자동차의 대량생산에 들어가기로 했다”며 “2018년에는 전체 판매량의 3%가 전기차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은 2013년 전기차 모델인 E-UP와 E-골프, E-제타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50㎞까지 전기차 모드로 운행할 수 있는 뉴 투아렉 하이브리드 버전을 내놓는다.

푸조가 공개하는 고급 세단 ‘5 by PEUGEOT’는 하이브리드 분야의 강자다. 디젤엔진으로 돌아가는 앞바퀴에서 힘을 얻어 뒷바퀴의 전기모터를 돌리는 푸조 하이브리드 4 기술이 적용된다. 공인 연비가 31.57㎞/L에 달하며, CO2배출량은 99g/㎞에 불과하다.

디젤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현대차의 컨셉트카 ‘아이플로우(i-flow)’. [현대·기아차 제공]

유럽시장 공략을 노리는 현대·기아차도 이번 모터쇼를 친환경 브랜드를 알리는 장으로 삼았다. 현대차는 국내 최초로 디젤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아이플로우(i-flow)’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아이플로우는 유럽시장을 겨냥해 디젤 엔진을 장착한 중형차급 4도어 세단이다. 세계적 화학업체인 독일 바스프와 기술 제휴를 통해 경량화·친환경·연비 개선 신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그 밖에 현대차는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와 i10 전기차 등 총 8대의 친환경차를 전시한다. 기아차도 유럽형 다목적 차량인 ‘벤가’의 전기차 모델을 비롯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컨셉트카 ‘레이(Ray)’, 유럽형 모델인 ‘씨드’의 저탄소 컨셉트카를 출품한다.

BMW 컨셉트카인 ‘액티브E’는 차세대 전기차 모델이다. 전기모터만으로 최대출력 170마력을 발휘하며 한번 충전으로 160㎞를 달릴 수 있다. BMW는 이와 함께 뉴5시리즈와 뉴3시리즈 쿠페·컨버터블, 뉴 X5 등을 출시한다.

지난해 3세대 프리우스를 출시하며 하이브리드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도요타도 새로운 하이브리드카 ‘아우리스’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도요타의 핵심 기술인 ‘하이브리드 시너지 드라이브’ 기술의 확대 적용을 위한 디딤돌 격이다. 도요타는 2020년까지 전 모델의 하이브리드화를 계획하고 있다. 도요타 고급 브랜드 렉서스도 2세대 ‘렉서스 하이브리드 드라이브’ 기술이 적용된 ‘CT 200h’를 최초로 선보인다.

보행자 추돌방지 시스템을 장착한 볼보 ‘올 뉴 S60’. [볼보코리아 제공]

◆사고 예방하고 충격 줄이는 신기술=볼보는 보행자 추돌 방지 시스템을 장착한 ‘올 뉴 S60’을 내놓았다. 보행자가 갑자기 끼어들면 경고음·경고등과 함께 차가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이다. 최대 시속 35㎞까지 사고 예방이 가능하며, 더 높은 속도에서도 최대한 속도를 낮추게 된다. 전방 차량이 멈출 경우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자동 정차하는 기능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충돌 방지 장치인 ‘프리세이브 360’기술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컨셉트카 ‘F800’을 최초로 선보인다. 충돌 0.6초 전에 제동장치를 작동시켜 2차 피해를 막는다. 차세대 플러그인 방식과 함께 향후 S클래스에 계속 적용할 계획이다.

혼다는 측면 충격을 줄여주는 안전시트를 적용한 1인승 3륜 전기차 ‘3R-C’ 컨셉트카를 출시했다. 스바루도 눈길 주행 성능이 뛰어난 4륜 구동형 임프레자XV를 출시했다.

한국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앞으로 세계 자동차 기술의 개선 방향은 엔진·동력전달장치 분야에서는 친환경성, 전자부품 분야에서는 안전성에 초점이 맞춰지게 될 것”이라며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도 이런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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