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UAE 청정 도시에 한국 참여 기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석유의 나라’ 아랍에미리트(UAE)에 청정에너지 도시가 건설되고 있다. 아부다비 시내에서 17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스다르 시티(Masdar City). 아부다비의 미래에너지공사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건설하고 있는 600만㎡ 크기의 이 도시는 ‘탄소 배출 제로, 폐기물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한다. 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고갈을 목전에 둔 인류가 미래를 모색하는 작업의 일환인 셈이다. 한-아부다비 경제포럼 참석차 방한한 술탄 아메드 알자베르(사진) 아부다비 미래에너지공사 사장은 3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스다르 시티 전체를 “살아 있는 실험실”이라고 표현했다. 재생 가능 에너지를 위한 모든 활동이 한 곳에 집약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알자베르 사장은 최근 142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한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의 본부를 마스다르 시티에 유치했다. 기업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종적으로 1500개 기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60~70개 기업이 들어온 상태다. GE·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도 다수 유치했다.

연구·교육시설을 통한 인적자원 확보도 마스다르 시티의 주요 과제다. 도시 내 위치한 마스다르 과학기술원(MIST)은 우리나라의 KAIST와 비슷하나 재생 가능 에너지 연구를 중점적으로 한다.

MIST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조언을 받아 지난해 9월 개강한 석사 이상 교육과정으로, 현재 교수 25명에 22개국에서 온 학생 100명이 재학 중이다. 아부다비 정부는 MIST를 MIT 못지않은 세계 유일의 신재생 에너지 전문 고등교육기관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MIST에 입학하면 학비와 생활비를 아부다비 정부가 전액 지원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MIST의 존 퍼킨스 총장은 “전 세계 명문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체결해 이 분야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알자베르 사장은 간담회 내내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아부다비의 에너지 비전이 매우 유사하다”며 “마스다르 시티는 한국 기업들이 첨단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테스트 베드가 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장기적인 동반관계를 맺는 방안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마스다르에 ‘한국 클러스터(Korean Cluster)’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곳에 입주하는 기업은 UAE의 다른 곳과 달리 자기 회사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해외 송금을 제한받지 않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원전 계약 때 UAE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마스다르 시티에 들러 “전 세계의 모범이 되는 도시다. 한국 기업들도 관심 갖고 있고,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마스다르는 아랍어로 ‘자원’이라는 뜻이다. 2006년 아부다비 정부로부터 150억 달러를 지원받아 회사를 설립하고 2008년 마스다르 시티 건설을 시작했다. 총 도시개발 예산은 220억 달러. 2013년 말까지 세운 6단계 도시건설 계획 중 그 첫 단계를 올해 중반 마무리할 예정이다.

심새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