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할머니 고향 발전위해 20억 기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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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70대 재일동포 할머니가 고향의 문화발전을 위해 20억원을 내놓았다. 일본 도쿄에 사는 서귀포시 토평동 출신의 김정(79.사진)할머니는 25일 서귀포시문화원에 '서귀포 문화예술의 전당' 건립기금으로 20억원을 기탁했다.

13살의 나이로 1934년 일본으로 건너가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모진 고생을 해 왔다는 金할머니는 40여년간 건축업등을 하며 재산을 일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40여년전 남편과 사별한 金할머니는 슬하에 자녀도 없이 외로이 지내면서도 마을회관 건립비로 2백만원을 내놓는 등 제주도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서귀포시는 이런 金할머니의 뜻에 따라 오는 5월 문화예술의 전당 건립을 위한 기본.실시설계용역을 발주해 10월중 서귀포시 동홍동 1만3천㎡부지에 공사를 시작해 내년말까지 60억원을 들여 완공할 계획이다.

시는 당초 지난해부터 문화예술의 전당을 건립할 계획이었지만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왔었다. 金할머니는 "고향에 묻히는 게 소원일 뿐 달리 할 말이 없다" 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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