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안기부 돈' 공방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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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안기부 자금 수사를 둘러싼 여야 공방은 휴일인 25일에도 뜨거웠다.

한나라당은 자체 입수한 김기섭(金己燮) 전 안기부 운영차장의 검찰신문 조서와 공소장을 토대로 "金전차장과 강삼재(姜三載)부총재의 공모 증거가 없다" 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신한국당에 유입된 돈은 모두 예산이고, 이를 메웠다는 예금이자.불용액도 예산" (金榮煥대변인)이라며 한나라당의 사과와 국고환수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金전차장은 姜부총재에게 자금을 건넸는지에 대해 '말할 수 없다' 고 답변했고, 신한국당이 자금을 요청했는지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 고 말했다" 고 밝혔다.

權대변인은 또 "검찰은 1995년 지방선거 자금(2백57억원)은 거의 수사하지 않고, 1996년 총선자금(9백40억원)에만 초점을 맞췄다" 며 "총선 선대위의장이던 이회창 총재에게 상처를 입히고, 지방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 부분은 피해간 것" 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또 검찰 공소장의 '안기부 예산 입출금표' 를 근거로 "1천1백97억원 중 6백억원은 예산에서 인출된 뒤 1개월 이상이 지나 신한국당 계좌에 입금됐고, 심지어 선거가 끝난 뒤 입금된 돈(1백10억원)도 있어 전액 '선거용' 이란 검찰 주장과 배치된다" 고 주장했다.

또 "자민련 김종호(金宗鎬)총재권한대행이 관여한 2억원은 자료에서 빠져 있다" 는 의문도 제기했다.

민주당 金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주장을 '초점 흐리기용 변명' 으로 일축한 뒤 " '예금이자는 예산이 아니다' 는 지난 23일 전윤철(田允喆)기획예산처장관의 발언은 '국회 의결.심의를 거쳐야 하는 예산이 아니다' 란 뜻임에도 한나라당이 이를 왜곡, 예산을 쓰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고 비난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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