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별세한 이득렬 전 MBC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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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득렬(李得洌)전 MBC 사장이 24일 오후 8시10분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급성 내출혈(식도동맥파열)로 별세했다. 62세.

한양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1966년 MBC에 입사한 李씨는 사회부장.정치부장을 거쳐 74년부터 87년까지 13년 동안 MBC 메인 뉴스인 '뉴스데스크' 의 앵커를 맡아 '한국판 기네스북' 에서 메인뉴스 최장수 앵커로 뽑혔다.

그는 편안한 인상의 얼굴, 가지런하고 차분한 목소리, 사회 전반에 대한 객관적 분석 등으로 국내 TV뉴스의 앵커 체제를 정착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MBC 사장(96년 7월~99년 3월) 재직시에는 합리적 경영 스타일과 남다른 추진력을 보였다.

반면 방송계 일각에선 그가 한국 정치사에서 매우 어두웠던 시기인 70~80년대에 앵커를 맡아 유신정권과 5공화국 정권의 외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李씨는 MBC 간판 뉴스의 '얼굴' 이라는 명성 때문에 종종 정치권 입문설도 나돌았지만 MBC 계열사인 MBC 애드컴 사장(93년 3월~96년 3월), 한국관광공사 사장(99년 6월~2000년 5월)을 제외하곤 지난 30여년을 방송현장과 함께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말부터 타계 직전까지 그가 사장으로 있던 MBC 라디오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MBC 초대석' 의 진행을 맡아 방송인으로서 마지막 열정을 태우기도 했다. 유족은 부인 김윤자(金潤子)씨와 1남 1녀. 발인은 27일 오전 7시. MBC는 27일 오전 9시30분 회사 앞 마당에서 사우장을 치를 예정이다. 02-3410-2114.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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