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화제] 곽인희 전북 김제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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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늦깎이로 공부하느라고 시정에 누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다행히 큰 행정 소홀 없이 졸업하게 돼 기쁩니다.”

곽인희(郭仁熙·52)전북 김제시장이 고교 졸업 후 33년만에 학사모를 썼다.그는 1999년 전주대 법학과 야간 3학년에 편입,주경야독 끝에 23일 졸업장을 받았다.

68년 전주고를 졸업한 그는 연세대 의대 본과에 다니던 71년 10월 유신에 반대하는 학생운동을 벌이다 수배돼 도망다니느라 학점을 따지 못해 대학을 그만뒀다.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게 한이 돼 언제가는 대학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시장에 당선되면서 더욱 절실하게 느꼈다.

“한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을 책임지다 보니 ‘피고소인’이 되는 일도 잦아 법률적 기초지식이 절실해 법학과를 선택했었죠.”

그는 일주일에 이틀 정도씩 오후 7시에 시작되는 야간강좌에 출석,밤 11시까지 젊은이들과 함께 학업에 몰두했다.

기억력이라면 남들에게 뒤지지 않았었는데 나이가 드니 암기도 어려웠지만 아들과 같은 동료 학생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정신력으로 버텼다.밤늦게 집에 와서도 새벽까지 책과 씨름하기 일쑤였다.이를 뒷바라지 하느라 부인의 고생도 많았다.

영어·일어 등 외국어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 그는 전주대 행정대학원에 입학했고 장차 박사과정도 밟을 작정이다.

郭시장은 “직장에 다니면서 공부를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감했다”며 “공부하겠다는 직원들을 적극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제=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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