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신범 전의원 재소환 방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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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현 정부 들어 'DJ 저격수' 로 불리던 전.현직 국회의원 세명 가운데 마지막 남은 이신범(李信範)전 의원도 검찰에 의해 사법처리될 상황에 처했다.

서울지검은 23일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李전의원이 출두를 거부함에 따라 다시 소환하기로 했다.

李전의원과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 홍준표(洪準杓)전 의원 등 세명은 1998년 정권교체 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집중공격해 정치권에서 'DJ 저격수 3인방' 으로 분류됐었다.

李씨는 신동아그룹 회장 부인 이형자씨의 고위층 부인에 대한 그림로비 의혹을 제기했으며, '국회 내 국정원 연락사무소 사건' '언론대책 문건사건' 등에서 대여(對與)공세를 주도했다.

특히 金대통령의 3남 홍걸씨가 미국에서 고급주택을 구입했다거나 영부인이 명품 옷만 입고 다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李씨가 여섯 건의 고소.고발사건에 연루돼 있어 통상적 법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방침" 이라며 "아직까지 사법처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李씨가 계속 소환에 불응할 경우 그를 조사하지 않고 불구속 기소할 수도 있다" 고 밝혔다. 따라서 지난 1월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鄭의원에 이어 李씨도 법정에 설 가능성이 커졌다.

洪전의원도 지난 15대 총선 때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99년 대법원에서 벌금 5백만원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여권의 강한 정부론과 맞물려 검찰이 이들을 거꾸로 '저격' 하려는 게 아니냐" 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 고 반박하고 있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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