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재테크] ①은행권 절세·틈새상품을 노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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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은행권 예금금리가 연 5%대까지 떨어졌다. 여기서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세를 뺀 실질금리는 1%대에 불과하다. 바야흐로 우리에게도 저금리 시대가 다가왔다. 개인도, 기업도 새로운 재테크 전략을 짜느라 분주하다.

금융회사들은 떠도는 여윳돈을 끌어들이기 위해 갖가지 새 상품을 내놓고 있다. 벌써부터 안전하지만 금리가 낮은 은행권에서 다소 위험 부담은 있지만 금리가 높은 은행신탁과 투신·종금·금고 쪽으로 예금이 움직이고 있다. 금리는 장기적으로 더 낮아지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같은 저금리 상황에 맞추는 재테크 전략을 5회 시리즈로 집중 조명한다.

예금금리 하락이 지속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고수익 상품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금융자산 중 일부분을 주식 등에 투자하는 것을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분산투자의 원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연 15% 이상의 고금리를 내거는 유사 금융회사에 돈을 맡겼다가 뜻하지 않은 낭패를 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는 말처럼 저금리 시대에도 기본을 지키는 재테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절세(節稅)상품이 우선〓금리가 떨어져도 변하지 않는 재테크의 첫째 원칙은 세금을 덜 내는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다. 전 금융권을 통틀어 1인당 4천만원까지 허용되는 세금우대 상품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일반 상품의 경우 16.5%의 세금(이자소득세 15%+주민세 1.5%)을 내야 하지만 세금우대는 세금을 10.5%(이자소득세 10%+농특세 0.5%)만 물면 된다.

만 55세 이상의 여성과 60세 이상 남성은 일반 성인보다 많은 1인당 6천만원까지 세금우대를 받을 수 있다. 또 만 65세가 넘는 고령자의 경우 1인당 2천만원까지 이자소득세가 전액 면제되는 생계형 저축에 가입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 농.수협 단위조합 등 '상호금융권' 에는 1인당 2천만원까지 1.5%의 농특세만 무는 저과세 상품에 들 수 있다.

◇ 기존 상품에 추가 적립하라〓금리가 떨어지는 시기에는 '구관이 명관' 이다.

금리가 높았을 때 들었던 금융상품 중에서 추가 입금이 가능한 것이 있다면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은행권 신종적립신탁의 경우 지난해 7월 이후 신규 가입은 안되지만 기존 고객들이 추가로 돈을 넣는 것은 가능하다. 펀드별로 운용하는 게 아니라 한곳에 돈을 모아 한꺼번에 굴리기 때문에 수익률이 지금 확정금리형 상품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현재 수익률은 은행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연 7~9% 선이다.

1998년 말까지 1가구 1통장으로 제한됐던 비과세 가계저축상품 등에도 한도(분기당 3백만원)껏 돈을 불입하고, 지난해까지 한시적으로 판매됐던 비과세수익증권에 적립식으로 가입한 경우도 가능한 많은 금액을 적립하는 것이 좋다.

◇ 제2금융권에 눈을 돌려라〓지난해까지는 안전한 은행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예금자 보호한도가 금융기관별로 1인당 5천만원까지로 높아진 만큼 은행보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2금융권 금융상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종금사나 상호신용금고 등 2금융권 금리는 은행 금리보다 1.5~2%포인트 높다.

이들 2금융권에 상품을 4천만원까지 세금우대로 가입할 경우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안정성은 은행보다 떨어지는 만큼 한 곳에 너무 큰 금액을 맡기는 것은 삼가야 한다. 앞으로 받을 이자를 감안해 1인당 4천5백만원씩 가입하면 해당 금융기관이 망하는 최악의 경우에라도 원금과 은행 이자 정도는 되돌려 받을 수 있다.

◇ 틈새상품을 활용하자〓저금리 시대를 맞아 금융기관마다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내고 있다. 일정한 금리가 보장되면서도 주가 상승에 대한 이익을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조흥은행이 20일부터 시판한 'CHB인덱스정기예금' 가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 3개월에 연 3%, 6개월에 연 4%의 최저 금리를 보장하고 주가지수가 오르면 추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조흥은행측은 "가입 후 6개월 안에 지금보다 주가지수가 1백포인트 정도 오르면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연 7.6% 정도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고 설명했다.

만약 자녀의 교육비 때문에 원금을 일부 깨서라도 매월 일정한 수입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면 하나은행의 '디자인통장' 을 이용해봄 직하다. 5년을 약정하면 매월 이자가 나오고, 여기에 원금을 5년간 나눠 지급하는 방식이다.

◇ 금융자산을 늘리는 것도 대안〓절세상품과 2금융권 상품을 이용해도 충분한 생활비를 확보할 수 없는 이자소득 생활자라면 근본적인 수입구조를 바꿔야 한다.

자식들이 결혼해 더 이상 큰 집을 갖고 있을 필요가 없다면 이를 처분해 작은 집으로 옮기고 남는 돈을 굴리거나 다른 집을 사 임대소득을 올리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김원배.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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