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입지 선정 당시엔 기후·소음 최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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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신공항의 후보지는 당초 경기도 이천.남양주.영종도 등 22곳이었다. 1990년 6월 영종도로 결정된 것은 기후 조건 때문이었다.

당시 김포 공항은 안개로 인한 결항이 잦았으나 영종도는 안개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77년부터 88년까지 김포의 연평균 안개시간이 4백92시간이었던데 반해 영종도는 2백68시간에 불과했다.

또 영종도는 바람 방향이 일정한 데다 돌풍 가능성도 작았다. 일부 외국공항의 경우 불규칙한 바람으로 인해 활주로가 X자형으로 건설되기도 하나 인천공항은 활주로 두개가 나란히 뻗어나간 것도 이 덕분이다.

활주로가 X자형일 경우 충돌 위험 때문에 항공기 두대가 동시에 활주로를 사용할 수 없어 수용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 때문에 인천국제공항측은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를 매립한 인천공항 부지는 기후적으로나 향후 발전성 면에서나 국내에서는 최고의 입지" 라고 내세웠다.

그러나 이번의 짙은 안개는 인천공항의 가장 큰 장점을 단점으로 돌변시킬 가능성을 남겼다.

섬과 섬 사이를 매립하면서 자연조건의 변화에 따른 기후 변동을 고려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한편 영종도(永宗島)와 용유도(龍游島)는 이름 안에 용(비행기)이 날고 마루(宗, 활주로)가 있어 '예비된 공항' 이라는 촌평도 있다.

인천신공항의 매력은 소음피해가 적다는 것이다. 김포공항은 인근이 모두 주거지여서 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컸고 이 때문에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항공기의 이.착륙이 전면 금지되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이 걱정을 덜어 24시간 공항 운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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