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소녀·70대 할아버지 금강산 함께 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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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통일을 염원하며 금강산을 달린다.

중앙일보 후원으로 오는 24일 분단 이후 북한에서 처음 열리는 금강산단축마라톤대회에 3백36명의 건각들이 출전한다.

마라톤 동호회가 단체로 신청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가족 단위로 참가한 경우도 많았다.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박성은(8.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양이 최연소 참가자이고 최고령자 이윤기(73.경기도 성남시 태평동)옹도 10㎞ 코스를 뛰며 노익장을 과시한다.

이산의 사연을 지닌 참가자도 여럿 있었다.

이영희(41.부산시 중구 대청동)씨는 북녘이 고향인 친정 어머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참가한다.

이씨는 "이산가족 방문 신청에서 여러번 탈락한 어머니가 늘 북한 땅을 한번이라도 밟아 보고 싶어 했다" 며 "남편따라 마라톤을 시작한지 1년 밖에 안되지만 여자 26㎞ 부문에서 우승, 어머니를 기쁘게 해주겠다" 고 말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브라운 유(54.뉴욕)도 달린다.

고달픈 이민생활로 앓아온 위장병을 마라톤으로 극복한 유씨는 금강산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생업도 마다하고 멀리 뉴욕에서 찾아왔다.

유씨는 1998년 뉴욕시의 재미교포들을 모아 한인마라톤클럽을 만든 마라톤 매니어다.

86년부터 풀코스 이상을 55번이나 뛰어 국내 마스터스(비선수) 부문 풀코스 최다 참가자인 전명환(5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씨 역시 이번 대회를 거르지 않았다.

국회 남북특별위원회 임채정 위원장을 비롯, 김상순.조성준.이미경 의원이 10㎞ 부문에서 뛰며 한국토지공사 김용채 사장 등 토지공사 임직원 43명도 참가한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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