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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반크룬켈스펜 의원·드윈터 당수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플랑드르 출신 정치인들은 현재의 연방제도를 유지하자는 쪽과 하나의 국가로 분리하자는 쪽으로 나뉜다.

연방제를 옹호하는 플랑드르 민족당(VU)의 패트릭 반크룬켈스펜(47)연방 상원의원과 분리론을 주도하고 있는 플랑드르 연대(VB)의 필립 드윈터(38)당수를 차례로 만나 플랑드르 분리 문제에 대한 상반된 의견을 대담 형식으로 엮었다.

- 플랑드르 지역이 분리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반크룬켈스펜) "독립을 원하는 주민은 많아야 10% 정도며 대다수는 벨기에 국민으로 살기를 원한다. 인위적인 분리는 안된다."

(드윈터) "물론 독립을 원한다고 표현하는 플랑드르 주민은 소수파다. 그러나 외교.재정상의 완전한 자율성을 요구하는 주민은 70%에 이른다."

- 독립을 주장하는 쪽의 근거는.

(드) "독립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뭔지를 묻고 싶다. 독립하면 경제는 더욱 탄탄해질 것이고 사회도 더욱 강하게 통합될 것이다."

(반) "독립을 주장하는 측'의' 계산이 잘못됐다. 플랑드르 지역에서 왈롱지역으로 유입되는 세금이 없어지겠지만 국가 시장 규모가 줄어든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다지 경제적 이득은 없다."

- 만약 분리가 된다면 양쪽 지역 주민이 혼재해 있는 브뤼셀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반) "유럽연합(EU)이 직접 관할하는 독립적인 행정구역이 될 수도 있고 주민투표를 통해 어느 지역에 속할지 결정할 수도 있지만 주민투표를 하면 왈롱계 주민이 8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승산이 없다. 분리론은 비현실적인 주장이다."

(드) "그렇지 않다. 왈롱계 주민이 다수지만 그들은 플랑드르쪽에 영입돼야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주민투표에 승산이 있다."

- 언제쯤 플랑드르가 분리되리라고 보는가.

(드) "EU의 권한이 날로 커지고 있다. EU가 사실상 국가권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지금의 경향이 지속되면 10여년 뒤면 자연스럽게 지역 분리가 추진될 것이다."

(반) "EU의 권한이 커진다 해도 '국가' 라는 울타리는 여전히 필요한 것이고 아직 어느 유럽 국가에서도 EU 때문에 국가적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얘기는 못들어봤다."

브뤼셀.앤트워프=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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