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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보다 40대가 ‘앱’ 많이 내려받고 돈 더 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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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애플 아이폰의 강점은 18만 건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이하 앱)을 담은 앱스토어(App Store)다. 2008년 7월 사이버 공간에 문을 연 이후 요즘도 매달 1만 개씩 앱이 늘어날 정도로 성업한다. 별의별 앱이 다 있어 원하는 것을 골라 쓰기 좋다. 지난해 12월 초 아이폰이 한국에 들어온 뒤 석 달도 안 돼 30만 대 이상이 팔린 것은 앱스토어 덕분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에 자극 받아 국내 통신회사나 단말기 업체들이 앞다퉈 앱스토어를 신설하거나 강화하기 시작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www.digieco.co.kr)의 ‘아이폰 고객의 애플리케이션 이용 행태 분석’ 보고서는 우리나라 스마트폰 가입자들이 어떤 앱을 애용하는지 가늠케 한다. 아이폰 사용자 800명으로부터 표본추출한 뒤 1월 14~29일 16일간 아이폰 바탕화면 사진을 전송 받아 분석했다.

게임이나 교통 정보 등을 많이 쓴 것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지만 연령별로 선호도가 많이 다른 점이 흥미롭다. 사용자가 가장 많은 교통 정보 앱은 ‘다음 지도’였다. 대부분 영어로 돼 있거나 해외를 소재로 한 스포츠·여행·책 관련 앱은 언어·문화적 장벽 때문인지 사용자가 많지 않은 편이었다.

# 3분의 1이 게임을 유료 버전으로 전환

앱을 가장 많이 내려받아 갖고 있는 연령대는 30대. 아이폰 화면에 배치한 앱의 숫자는 평균 87.5개로 10대(79.3개), 20대(84.4개)를 능가했다. 10명 중 7명 이상의 사용자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화면 내 앱의 위치를 바꿨다. 물론 자주 쓰는 앱을 앞쪽에 배치하기 위해서다.

절반 이상(52%)은 무료 앱을 사용하다가 기능이 더 좋은 유료 앱으로 전환한 경험이 있었다. 유료 전환율이 가장 높은 품목은 게임으로 사용자의 3분의 1(33%)가량이 기능 좋은 유료 버전으로 바꿨다. 10, 20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관련 앱이나 카메라 관련 앱, 30, 40대는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일정관리나 연락처 검색 앱 등을 무료에서 유료로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 보고서는 “연령대에 따라 선호하는 앱이 다양했다. 한국적 특성을 살릴 경우 앱 시장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10, 20대는 카메라·교통 정보 앱에 관심

10대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앱은 지하철 정보를 담은 ‘아이코웨이(iKorway)’와 만화를 볼 수 있는 ‘네이버 웹툰’이었다. 웹툰 아이콘을 초기화면에 배치한 10대 이용자들이 많았다. ‘택배’ 관련 앱도 인기였다.

사회생활 인맥, 즉 소셜네트워크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20대는 지인들끼리 무료로 인터넷전화를 연결해주는 ‘스카이프’나 스마트폰 간 메신저인 ‘웟츠앱(WhatsApp)’을 많이 내려받았다. 저장한 연락처 분량이 가장 많고 통화빈도도 높은 30대는 ‘에스피다이얼(SpDial)’ ‘콘택츠(Kontacts)’처럼 연락처 관리 앱을 많이 활용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주변 맛집이나 마땅한 쇼핑몰 정보를 알려주는 증강현실(AR) 앱도 인기였다. 40대는 일정관리 앱인 ‘한국달력’ ‘어썸노트’를 많이 활용했다. 초기화면에 e-메일을 볼 수 있도록 구성한 40대도 많았다.

# 앱 구매비용 가장 많은 계층은 40대

지난 한 달 동안 40대가 앱 구매에 쓴 돈은 평균 6.5달러였다. 10대(4.2달러), 20대(5.3달러), 30대(5.7달러)보다 많았다. 앱을 사용하다가 광고를 보는 경우도 40대가 가장 많았다. 40대 사용자의 절반 이상(54%)이 지난 한 달간 앱을 쓰다가 광고를 본 적이 있었다. 20대는 이 비율이 44.8%로 가장 낮았다.

일명 ‘탈옥폰’으로 불리는 불법 해킹 아이폰을 쓰는 경우는 전체의 10% 정도였다. 하지만 ‘탈옥’을 하고 싶다고 답한 사람의 비중은 전체의 22%에 불과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 고윤전 박사는 “일부 10대는 탈옥폰에 대한 관심을 보였지만 대부분은 ‘순정폰’을 선호했다”고 말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혜민 기자

탈옥폰=편법 아이폰 사용 관행을 지칭하는 은어.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 있지 않은 앱을 내려받아 쓰고 심지어 서비스 가입 통신업체까지 바꿀 수 있게 시스템을 바꾼 아이폰. 원래는 애플 본사의 심의를 통과한 앱만 장터에 올릴 수 있다. 원래의 폰은 ‘순정폰’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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