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한 달 만에 흑자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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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무역수지가 한 달 만에 다시 흑자를 기록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수출이 1년 전보다 31% 늘어난 332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입은 전년 동월보다 36.9% 늘어난 309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1월 4억6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던 무역수지는 한 달 만에 23억3000만 달러의 흑자로 돌아섰다.

주력 품목 대부분의 수출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수요가 늘어난데다 단가도 크게 올라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18.4%나 증가했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두 달 연속 감소(-20%)했다.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 진입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중국(37.7%)과 동남아시아(31%)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 반면 유럽연합(EU) 수출은 3.7% 줄었다.

수입은 원자재와 자본재가 끌어올렸다. 1년 전 배럴당 43.7달러였던 원유 도입단가가 올 2월엔 73.5달러로 껑충 뛰면서 원유 수입액이 18억6000만 달러(56.9%)나 늘어났다. 등유나 경유 같은 석유제품(126.3%)과 동괴·알루미늄괴(96.3%) 등 비철금속 수입도 두 배 안팎으로 늘었다. 하지만 원유 수입액은 지난달과 비교하면 오히려 69억 달러(11.9%)나 줄어든 것이다. 추위가 한풀 꺾인 데다 유가도 한 달 전보다는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매달 무역수지가 두 자릿수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기엔 불안 요인이 너무 많다. 우선 그리스에서 시작된 남부 유럽의 재정 위기가 고스란히 수출 성적에 반영되고 있다. 전체 유럽으로 번질 경우 타격은 더 클 전망이다. 전체 수출액 중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이 긴축정책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최근 조선업의 인수 취소가 늘어나는 점도 근심거리다. 지경부 관계자는 “유럽 수출이 타격을 받지 않도록 무역금융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선진국 경기 회복으로 주력 품목의 수출이 크게 늘고 있어 올해 200억 달러 흑자를 내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SBC는 2월 한국 제조업의 구매관리지수(PMI)가 58.2로 2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PMI는 HSBC가 업체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집계하는 제조업 동향지수로, 50을 넘으면 영업환경이 좋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2월엔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신규 주문이 늘고 있다고 HSBC는 강조했다.

HSBC 아시아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프레드릭 뉴먼은 “앞으로도 몇 개월간 현재 성장 속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정부의 부양책을 예정보다 빨리 종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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