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경기 방송해설, 지적인 미·일, 단편적인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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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김연아(20·고려대)가 지난달 26일(한국시간)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치는 동안 국민의 눈과 귀는 방송 중계화면에 고정됐다.

그처럼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하지만 한국 중계팀의 이번 피겨 해설이 다른 선진국 중계에 비해 느슨하고 단편적이라는 지적이 네티즌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일본·한국의 올림픽 주관 방송사 프리스케이팅(여자 싱글) 해설의 특징을 살펴본다. 판단은 각자의 몫.

#미국 NBC(해설:스콧 해밀턴·샌드라 베직)

▶배경 설명=“김연아와 일본 선수들은 문화적인 라이벌 관계다. 김연아는 자서전에서 자신이 실수한다면 조국이 등을 돌릴 수 있을 것 같다는 부담감을 드러냈다.”(캐스터) “김연아와 브라이언 오서 코치,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은 아름다운 콤비네이션이다. 함께 마법을 만들어 냈다.”(베직) “오서는 김연아와 모든 동작을 함께할 것이다. 김연아가 놀라운 점수를 받으면 분명 울음을 터뜨릴 것이다.”(베직)

▶기술 설명=“김연아가 긴장하곤 하는 트리플 플립이 두 번째 점프다. 긴장을 하면 상체를 비트는 버릇이 있다. 도약할 때 고정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해밀턴) “(연속 점프가) 환상적인 속도다.”(해밀턴)

▶연기 후 찬사=“여왕 폐하여 영원하라.”(해밀턴) “이럴 수가! 내가 본 올림픽 프로그램 중 가장 눈부신 작품이다.”(베직) “그 누구도 저 나이에 저런 부담감을 안고 이렇게 훌륭한 연기를 할 수 없다.”(해밀턴) “정말 쉽게 경기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전혀 쉬운 것들이 아니었다. 김연아의 연기를 ‘마법’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는 관중에게 집중하고 안무에 충실하면서 안정감 있게 했기 때문이다. 진정 음악을 느끼며 타는 것 같았다.”(베직)

#일본 NHK(해설:야기누마 준코)

▶배경 설명=“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은 수줍은 소녀에서 스케이트를 즐기는 밝고 긍정적인 여성으로 자란 김연아 자신의 성장 기록을 담은 것이다.”(캐스터) “이 프로그램은 김연아의 힘과 기술을 고려해서 만들었다. 확실한 점프를 뛰어 가산점을 받고, 군데군데 유연성을 표현하고, 또 다소 익살 맞은 움직임을 넣어서 여성스럽고 우아하게 표현했다. 큰 기복은 없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유창하고 부드러운 흐름으로, 아사다 마오의 프로그램과 정반대다.”(야기누마)

▶기술 설명=“연속 점프에서 두 번째 점프의 높이가 높다. 가산점을 받을 수 있겠다.”(야기누마) “(김연아가 자주 실수했던 트리플 플립에 대해) 문제는 이 점프다. (성공하자) 점수로 결정됐다.”(야기누마) “(점프마다 점프 이름을 알려주면서) 더블 악셀과 트리플 토 루프. 높이가 있다. 대단히 차분하다.”(야기누마) “(점수를 기다리며) 점프에 어떤 가산점이 붙을 지가 중요한 포인트다.”(야기누마)

▶연기 후 찬사=“일단 결과는 제쳐놓더라도 이 정도 압박감 속에서 이런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야기누마) “이 중압감에서 물 흐르듯 자신의 연기를 펼친 김연아. 해냈다는 마음. 그리고 이 함성.”(캐스터)

#SBS(해설:방상아)

▶배경 설명=“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한국의 김연아.”(캐스터)

▶기술 설명=“아, 가슴이 터질 것 같네요. 더블 악셀과 2회전, 공중 자세에서 난이도 높은 자세로 가산점 얻습니다. 유나스핀. 양쪽 날을 사용하죠.”(방상아) “이렇게 완벽하게 점프를 끝내고요. (콤비네이션 스핀이 시작되자) 양쪽 날. 배리에이션. 또 한번의 배리에이션. 최고 레벨4를 받습니다. 마지막 콤비네이션 스핀. 양쪽 날 됐고요.”(방상아)

▶연기 후 찬사=“눈물이 글썽이네요. 모든 캐스터와 해설자가 지금 아무 말도 못하고 있습니다. 말하는 캐스터가 거의 없어요.”(캐스터) “아, 너무 고맙고….”(방상아) “그냥 느끼고 싶네요. 어깨의 짐을 눈물과 함께 김연아 선수, 다 내려놓았습니다.”(캐스터)

이은경·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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