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골프] 긍정적 생각, 10타 줄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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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골프의 90%는 멘탈, 10%가 기술이라고들 한다.

막 입문한 왕초보 골퍼에겐 해당되지 않겠지만 90타 이내를 치는 골퍼나 프로 골퍼에겐 분명히 적용되는 말이다.

골프를 잘 칠 수 있는 첫째 요건은 긍정적 사고(Positive Thinking)라는 말도 같은 뜻이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골프 약속이 잡히면 설레임으로 잠을 설치기 쉽다. 자연히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은 상태에서 골프장으로 향한다. 그러자니 골프장에 당도하기도 전에 부정적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수면 부족으로 오늘은 좋은 스코어를 내긴 틀렸군"

여기다 "간밤의 과음 때문에 오늘 골프는 엉망이 되겠다" 라든가 "그 골프장은 해저드가 많아 나는 항상 점수가 좋질 않아" 라는 등의 생각까지 겹칠 때도 있다.

이 경우 진짜 문제는 수면부족이나 과음.해저드가 아니라 부정적 생각이다. 부정적 생각이 자신을 지배하는 한 절대 좋은 스코어는 만들어 낼 수 없다.

대신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보자.

"힘빼는 데 3년 걸린다는데 잠을 설쳐 이미 힘이 빠졌으니 오늘은 가볍게 잘 칠 수 있겠구나"

"과음으로 상태가 좋지 않으니 파4홀에서 실수 확율이 적은 3번 우드로 티샷을 하고 7번 아이언으로 세컨드 샷을 치고…. 힘이 필요 없는 숏 게임에 정성을 다하면 더 좋은 스코어를 낼 지도 모르지"

비단 생각만이 아니라 코스 공략 때의 전략이나 자세도 마찬가지다.

오른쪽 OB 말뚝이 불안해서 왼쪽으로 어깨를 돌려 소극적 스윙을 하면 어김없이 블라이스가 발생해 볼은 OB 지역으로 날아간다.

연못 앞에서 볼이 물에 빠질 것을 염려해 헌공으로 바꿔놓고 치면 영락없이 공을 수장(□)시키고 만다.

스코어가 오르락 내리락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은 "할 수 있다" 는 자신감을 가지고 게임에 임하면 분명 10타의 스코어는 줄일 수 있다.

그래서 골프는 90% 멘탈, 10% 기술이라고 하는 것이다.

배석우 <골프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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