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1분기 바닥'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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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내 경기가 1분기에 바닥을 치고 2분기부터 회복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라고 정부가 내다봤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2분기에 회복기미를 보이더라도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며 정부가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념(陳稔)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12일 최근 경제동향을 설명하면서 "우리 경제가 2분기부터는 점차 회복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고 밝혔다.

전철환(全哲煥)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8일 콜금리 인하를 발표하면서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3%대 성장률을 보여 연간 전체론 4%대 성장이 가능하다" 며 1분기 경기 저점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재경부 관계자는 "자금시장 추이와 2~3월의 실물경기 지표를 보아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지만 경기가 2분기부터 회복기미를 보일 것" 이라고 말했다.

재경부는 그 근거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지난달 62.7에서 이달에 83으로 높아진 점을 들었다.

또 예산의 조기집행 효과가 2~4개월 시차를 두고 점차 가시화하고, 콜금리 인하가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부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BSI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100에 못미치며, 한국 상품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미국 경기의 급락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강대 송의영 교수는 "지표상 경기가 바닥이라는 신호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며 "소비가 줄고 과잉설비가 많이 남아 있어 투자가 늘지 않고 이를 메워줄 수출도 미국과 일본의 경기침체로 부진해 경기는 쉽게 살아나기 어려울 것" 으로 전망했다.

한편 陳부총리는 대우그룹과 동아건설의 분식회계와 관련, "상장법인에 대해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증권관련 집단소송 대상에 부실회계와 분식회계 등을 포함시킬 것" 이라며 "법무부와 막바지 조율을 하고 있다" 고 밝혔다.

陳부총리는 또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를 위해 연기금 전용펀드 운용을 능력 있는 외국 투신사에 위탁하는 길을 열겠다" 면서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는 연기금운영위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며 정부는 이를 위한 여건을 마련하겠다" 고 말했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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