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유창혁-야마다 기미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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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상상도 못한 패착 白106

제6보 (98~111)=98의 침입부터 다시 본다. 이곳의 공방전은 이 판의 마지막 승부처였기에 좀더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99가 오전 봉수점. 두사람은 점심시간 내내 머리 속으로 이곳의 수순을 그리고 있었을 것이다.

오후 1시반 속개되어 劉9단은 7분 만에 100으로 응수타진하고 102, 104로 뚫고 나갔다. 야마다8단은 허리를 깊숙이 꺾은 채 절단을 노렸으나 결국 105로 퇴로를 열어줄 수밖에 없었다.

'참고도1' 흑1로 끊으면 백6의 붙임수로 살게 된다. A엔 백B가 선수이고 미리 던져둔 백가 절묘한 구명줄이 돼 도저히 잡을 수 없는 것이다.

한숨 돌린 劉9단은 노타임으로 106 연결했다. 당연한 한 수. 그러나 놀라운 것은 劉9단은 물론 검토실의 어느 누구도 이 수가 패착이 될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106은 '참고도2' 백1의 날일자가 최선이었다. 이렇게 두어도 흑은 끊을 수는 없고 2, 4로 넘어야 한다.

그런데 실전은 107이 선수로 들으면서 중앙 백진이 형편없이 엷어졌다. 그다음 흑은 109, 111에 두어 우변으로 넘어갔는데 이것과 '참고도' 를 비교해 보자.

"하늘과 땅 차이가 났어요. '참고도' 는 박빙이지만 백이 오히려 두텁습니다. 실전은 끝났어요. " (홍태선8단)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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