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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성숙한 사회 가꾸기 모임' 김태길 준비위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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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성숙한 사회는 건강한 사회입니다. 질서와 신뢰가 있고 개인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서 서로 돕고 사랑이 넘치는 사회가 바로 건강한 사회죠. "

지난 3일 창립총회를 한 '성숙한 사회 가꾸기 모임' 준비위원장 김태길(金泰吉.81.학술원 회원)서울대 명예교수가 꿈꾸는 성숙한 사회의 일면이다.

이날 총회에서 金교수를 비롯, 강영훈 전 총리.구상 시인 등 사회원로와 지식인 50여명은 위기에 처한 우리 사회의 기초를 다시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지금 우리 사회의 가치관은 혼란에 처해 있고 도덕성은 붕괴됐습니다. 경제 위기와 같은 일련의 문제들도 정신의 위기에서 기인하는 것이죠. "

이들이 지적하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 문제는 신뢰의 상실이다.

"우리 사회가 이뤄낸 경제발전과 민주화라는 성과 이면에는 '반칙 사회' 의 룰이 존재하며 이로 인해 총체적인 위기국면이 초래됐다" 는 창립선언문에는 이들의 신랄한 비판이 극명히 드러나 있다.

이들은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책임지기▶환경보호와 검소한 생활로 공동의 자산 아끼기▶교통규칙을 비롯한 기초질서 지키기▶정당한 세금 납부▶뇌물 거부▶어려운 사람들 돕기 등 6가지 행동수칙을 내세운 뒤 일반인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실천운동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정치색을 배제하고 회원들의 회비로만 운영할 것이라는 金교수는 "체제 유지의 도구로 이용되거나 중심인물이 정치권으로 편입돼 운동의 성격이 왜곡되는 것은 철저히 막을 생각" 이라고 했다.

"남의 잘못을 들춰내고 나무라기보다는 나부터 생활 속에서 원칙을 지켜나가자는 게 운동의 목표" 라고 강조하는 金교수는 "취지가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적극 참여했으면 한다" 고 기대를 내비쳤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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