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세일경쟁' 불붙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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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금리를 내리고 대출 관련 수수료도 공제해 주면서 주택담보대출 고객잡기에 나섰다.

몰려드는 시중자금을 운용하는데 고민하다 돈 떼일 염려가 비교적 적은 주택담보 대출 시장을 석권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잘만 고르면 연간 몇 백만원의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우량상품이라도 조기상환이나 금융시장 변동 때 불이익을 보게 되는 함정도 숨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얼마나 떨어졌고 어디가 싸나〓지난 연말 이후 한달 새 일부 은행 대출금리는 최고 0.7%포인트 내리면서 연 7%대에 진입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말 연 8.7%이던 주택담보 대출금리를 최근 7.44%로, 조흥은행은 8.4%에서 7.55%로 각각 내렸다.

연말 8.5%이던 신한은행은 8.25%로 최근 인하했다. 5천만원을 대출받으면 한달 전에 비해 연간 30만원 가량 이자부담이 줄어드는 셈.

삼성생명은 지난달 28일 최저 연 8.4%의 금리를 적용하는 아파트 담보대출 신상품인 '라이트 아파트 플러스 대출'을 내놨다.

이 상품은 삼성생명의 기존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보다 0.5%포인트, 경쟁업체 최저금리(연 8.5%)보다 0.1%포인트 각각 낮다.

이 상품은 3월 31일까지만 판매된다.

농협과 수협을 포함한 14개 시중은행 가운데 상대적으로 싼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곳은 기업.신한.외환.제일.조흥.평화.하나은행 등이다.

신한.외환.제일.조흥.하나.한미은행 등은 3개월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의 수익이 올라가면 금리를 높이고 내려가면 낮춘다.

최근 저금리 기조를 반영해 대출금리는 낮게 해주되 갑작스런 금리 변화에 따른 위험을 소비자들에게 분산해 놓은 것이 특징.

반면 국민.농협.한빛.서울은행과 수협 등은 거의 변하지 않는 금리인 프라임레이트(P)를 기준으로 9.5% 안팎에 대출해 주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http://www.joinsland.com) 참조

시중은행 가운데 프라임레이트를 기준으로 가장 낮은 이자를 제시하고 있는 곳은 기업과 조흥은행으로 금리는 연 9.0%나 국민과 농협, 서울은행은 연 9.25% 선이다.

주택은행 여신팀 임호영 차장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때는 변동금리를 선택하고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거나 불투명할 때는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고 권했다.

◇ 수수료 할인차도 있다〓담보를 제공하고 대출받을 때 근저당 설정비(대출금의 약 0.8%), 인지대(대출금의 0.15% 내외), 시가조사수수료(0.5% 내외)를 내야 하지만 대출 경쟁이 가열되면서 은행들이 너도나도 이들 수수료를 빼주고 있다.

기업은행은 다음달 말까지 시가조사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농협은 3년 이상 중.장기대출을 해줄 때 근저당설정비와 담보조사수수료를 면제한다. 제일은행도 근저당 설정비와 담보조사수수료를 은행측이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 대출은 수수료 감면보다 금리가 낮은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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