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벤츠·P&G·코카콜라등 광고에 한국냄새 물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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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보름달이 뜬 한 밤 초가집 골목. 한복을 입은 소녀가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지나간다.

이때 호랑이 한 마리가 달려들며 외치는 말, '불고기버거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

㈜한국맥도날드가 우리의 전래동화를 익살스럽게 꾸민 TV 광고의 한 장면이다.

주한 외국기업들이 한국인의 정서에 맞도록 현지화(localization)한 광고를 많이 내보내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왕건' 의 주인공 궁예를 연상케 하는 인물도 광고 속에 코믹하게 등장시켰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전래동화를 패러디한 광고를 종종 내보내고 있다" 며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미국 상품이라는 이미지를 불식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를 수입해 판매하는 한성자동차는 신모델 뉴E클래스를 우리의 전통 한옥에 연계한 광고를 선보였다.

한옥이 가진 자연미.견고함.실용성 등의 이미지를 자동차 광고에 접목한 것. 한국P&G는 미녀가 초대형 붓을 들고 허공에 '美' 자를 휘갈기는 비달 사순 샴푸 광고로 각종 해외 광고제에서 상을 받았다.

국내에서 제작한 이 광고는 붓이라는 지극히 동양적 소재로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받았다. 싱가포르.홍콩.말레이시아.대만에도 전략적 광고로 수출하고 있다.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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