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영 주중대사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조지 부시 행정부의 출범과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이후 우리 외교에서 미국과 중국의 비중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양성철(梁性喆)주미 대사와 홍순영(洪淳瑛)주중 대사의 현안 진단을 들어봤다.

"북한은 개혁.개방의 수순을 밟아나가고 있다고 봅니다. 즉 군사우선정치(선군정치)를 경제우선주의로 대체하기 위해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처럼 개혁.개방을 '선언' 형태로 선포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공관장회의 참석차 일시 귀국한 홍순영'(洪淳瑛)' 주중 대사는 1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과 중국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일극(一極) 패권주의' 에 대항하기 위해 동맹을 결성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고 전망했다.

- 북.중 정상회담 때 어떤 얘기들이 오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가. 부시 행정부 출범에 따른 심도있는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부시 미 행정부 출범에 따른 안보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러나 북한과 중국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윤곽을 드러낼 때까지는 특별한 액션은 없고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

- 중국은 일관되게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위(NMD).전역미사일방위(TMD) 철회를 요구할 것으로 보는가.

"중국은 NMD 문제에 있어서는 러시아와 입장이 같지만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과 입장이 같다. 사안별로 이해를 달리하고 있으므로 심각한 위기로까지는 발전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 북.미 미사일 협상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중국은 한반도에서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명백히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 미사일.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 4자회담 조기 개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중국은 조기 개최를 지지하고 있다. 단지 내정불간섭 원칙에 따라 조기 개최에 대한 열쇠는 북한이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 중국이 북한에 원조를 할 계획이 있나.

"식량.원유.석탄이 무상 또는 장기차관 형태로 지원될 것이다. 그러나 북.중 정상회담 때 이 문제를 논의한 흔적은 없다. "

- 한.중 통상마찰이 우려되는데.

"중국의 철강.석유화학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대(對)중국 수출에 문제가 될 수 있다. "

이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