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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습니다] 조용한 디젤음, 섬세한 조립, 고급스러운 실내…쌍용차 확 달라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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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6면

2010년형 카이런(사진)은 쌍용자동차가 지난해 극렬했던 노사 충돌을 끝내면서 노사 화합의 첫 작품으로 내놓은 제품이다. 그런 만큼 그동안 쌍용차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마무리 품질을 완벽하게 해결한 모델이다. 조립라인 근로자들의 ‘쌍용차를 살리자’는 열기와 정성이 느껴질 정도다. 조립 품질만큼은 현대차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2005년 처음 데뷔했을 당시 방패 모양의 뒷모습으로 성능에 비해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이 차는 디자인 변경을 거치면서 새로워졌다. 앞뒤 모습을 조화롭게 다듬었고 당당한 오프로드 성능이 느껴지도록 변신했다. 이 차는 1990년대 쌍용차를 대표했던 무쏘를 계승한 모델이다. 요즘 찾아보기 어려운 프레임(차체를 가로지르는 강철 뼈대) 타입으로 차체의 강성이 뛰어나다.

시승차는 직렬 4기통 2.0L 디젤 모델(브라운 에디션)이다. 최고 148마력에 운전자가 자주 사용하는 2000∼2500RPM(분당 회전 수)에서 최대 토크(33.7㎏·m)가 나온다. 벤츠가 개발한 자동 6단 변속기와 엔진 궁합이 잘 어울린다.

시동을 걸면 부드러운 디젤음이 들려온다. 정지 상태에서 엔진음은 상당히 조용하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디젤 특유의 토크가 느껴진다. 공차 중량이 2t(1995㎏)에 육박하지만 답답함은 느낄 수 없다.

실내는 쌍용차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이 느껴진다. 차고가 높아 운전석에 앉으면 시야가 탁 트인 개방감을 맛볼 수 있다. 브라운 색으로 단장한 시트와 대시 보드의 재질은 무척 고급스러워졌다. 각종 스위치들도 큼지막해 운전 중 사용하기 편리하다.

이 차에는 경쟁 차종에는 없는 독특한 기능도 있다. 핸들 왼쪽 바에 달린 응급 스위치는 편리하다. 추월을 할 때나 옆 차선으로 끼어들 때 이 스위치를 살짝 누르면 비상등이 세 차례 깜빡인다. 운전 예의를 지키는 데 요긴한 장치다.

쌍용차의 매력은 사륜구동 기술이다. 현대·기아차가 승용에서 강하다면 쌍용차는 사륜구동에서 앞서 있다. 카이런도 일반도로에서 후륜구동으로 주행하다 눈길이나 험로를 만나면 간단한 스위치 조작으로 사륜구동으로 바꿀 수 있다. 핸들 오른쪽 아래에 달린 스위치를 4H(하이)로 변환해주면 자동으로 전환된다. 험로 탈출이나 눈 속에 빠졌을 때는 4L(로)로 바꿔주면 된다. 올겨울처럼 눈이 많이 올 때 필수 장치다. 이 차에는 ▶세이프티 선루프 ▶사이드·커튼 에어백 ▶자세제어장치(ESP) ▶18인치 하이퍼실버 휠이 기본으로 달렸다.

카이런은 국산차로는 드물게 지난해 파리~다카르 간 9574㎞의 험준한 코스를 달리는 ‘다카르 랠리’를 완주하기도 했다. 가격은 2295만~ 3307만원.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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