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초현 해병대서 '지옥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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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해병대의 딸' 강초현(19.한화 갤러리아 사격단)이 해병대 캠프 입소훈련에 참가, 혹독한 정신력 단련에 나섰다.

강초현은 갤러리아 사격단 동료 두 명과 함께 지난 29일부터 경기도 김포시 해병 청룡부대에 입소해 4박5일 일정으로 악명높은 지옥훈련을 받고 있다.

강초현이 참가한 캠프는 기본반.가족반 등 다른 프로그램보다 훨씬 강도높은 고급반으로 각개전투.산악행군.유격훈련.상륙훈련 등 해병대 훈련병들과 동일한 훈련을 한다.

30일에는 하루 종일 유격훈련이 계속됐다. 강초현은 동료 2백여명과 함께 눈이 얼어 붙어 얼음판으로 변한 연병장에서 이리저리 구르며 유격체조훈련을 받았다.

이어 10m 높이의 타워에서 로프를 감고 뛰어내리는 레펠 훈련도 소화해 냈다.

강도높은 훈련의 하이라이트는 외줄타기. 강초현은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여자 코스보다 세배 이상 긴 남자 코스에 도전했다. 그러나 강인한 체력이 요구되지 않는 사격선수로선 무리였다.

강초현은 악착같이 로프를 잡고 중간 정도까지 갔으나 팔 힘이 빠지고 호흡이 가빠지는 바람에 비명을 지르며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끝까지 가겠다는 뜻을 표시했지만 교관들은 중간에서 그만 두게 했다. 강초현은 로프에서 내린 후에도 얼이 빠진 듯 한참을 힘들어했다.

강초현은 훈련이 끝난 뒤 "아버지께서 혹독한 훈련을 견뎌냈다는 사실이 새삼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며 "시드니올림픽 후 다소 느슨해졌던 정신 자세를 가다듬는 데 이번 훈련이 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강초현은 해병대로 월남전에 참전했다 다리를 잃고 투병 끝에 1999년 타계한 아버지 강희균씨를 가장 존경한다고 늘 말해왔다.

강초현은 지난해 12월 해병대 초청 행사에서 김명환 해병대사령관의 제의를 받아 훈련캠프에 참가했다.

김포〓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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