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50 선물 '첫술에 배부르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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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30일 첫 거래된 코스닥50 선물이 투자자의 관망 속에 하락세로 마감했다.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한 3월물은 장 초반 99.20으로 출발, 오전 한때 100.80까지 상승했으나 오후 들어 약세가 계속되며 전일 이론가(理論價)인 100.50보다 3.80포인트 떨어진 96.70으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8백86계약, 88억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미결제량도 2백51계약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50 선물이 자리잡기 위해 필요한 최소 거래량을 하루 5천~1만계약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 선물의 약세는 코스닥50 편입종목을 중심으로 차익매물이 늘면서 코스닥시장의 상승세가 갈수록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코스닥50 지수는 전날보다 0.56포인트 떨어진 99.33을 기록,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은 백워데이션 상태가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앞으로의 주가(선물가격)가 현재의 주가(현물가격)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는 얘기다.

선물업계는 기대수준에는 못미치지만 첫거래로는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제일선물 유영태 코스닥선물팀장은 "개인의 소액 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관망세가 뚜렷했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며 "현물 변동폭 확대 우려 등 시장의 기우가 해소되면 점차 거래가 활성화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 현물시장에 영향 못줘〓코스닥50 선물에 편입된 코스닥 대형주들은 이날 선물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거래량이 너무 적어 현물가격에 영향을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개인투자자들이 선물 급변동을 우려해 이들 종목을 기피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시가총액 비중이 전체 시장의 44.3%인 코스닥50 종목은 이날 거래량과 거래대금 기준으로 각각 전체의 25%와 35% 가량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 증권사 참여 및 제도 보완 필요〓첫날 거래 결과 예상대로 거래가 부진함에 따라 주로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제도 보완과 증권사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듭 제기되고 있다.

이날 거래는 개인투자자나 선물회사가 시험적으로 1, 2계약 단위로 사고 파는 수준이었다. 한번에 거래된 최대 거래단위도 10계약짜리에 불과했다.

현.선물을 연계해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매매가 4월에나 가능해 국내 기관과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힘든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LG증권 허남혁 금융공학팀장은 "개인 고객들의 통로인 증권사가 참여하지 않는 한 시장의 빠른 정착을 기대할 수 없다" 며 "거래소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 수준도 조정돼야 한다" 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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