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동브랜드가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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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구의 남성의류 업체인 대성어패럴(달서구 월성동)은 점퍼.반코트 제품으로 이번 겨울 두 달 동안 6억원 상당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대구시 공동브랜드인 쉬메릭을 달고서 홈플러스 등 대형할인매장에 진출한 결과 작년보다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난 것.

이 회사 崔재락(50)사장은 "2년전까지만 해도 대기업 납품에 의존했으나 이제는 완전히 독자적인 시장을 가지게 된 셈" 이라고 말했다.

지역 중소기업들의 국내외 시장개척을 돕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업계가 공동으로 고안한 쉬메릭(대구), 테즈락(부산) 등 지역 공동브랜드의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매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쉬메릭 상표를 단 제품은 작년 한해 국내 판매액이 1백20억원, 수출은 2백70만달러(35억원 상당)에 이르렀다.

1999년의 97억원, 1백84만달러에 비해 각각 24%, 47%나 늘어났다. 테즈락 관련제품은 지난해 매출이 60억원이었으나 올해는 1백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공동브랜드를 사용하려는 지역 중소기업과 품목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대구시가 지난달 쉬메릭 신규참여 업체를 모집한 결과 16개 업체, 10개 품목이 새로 들어왔다.

프라이팬 등 주방용품(성부).안경(프린스패션).커텐(대청섬유) 업체에서도 쉬메릭 사용 신청이 들어와 의류 일변도였던 공동브랜드가 점차 다양하게 쓰여지고 있다.

신발.의류제품 중심으로 사용돼온 부산 테즈락은 브랜드의 전국화를 위해 이달 초 서울사무소를 열었으며 내달부터 신규참여 업체를 모집해 품목을 다양화시킬 계획이다.

이들 지역 공동브랜드 제품은 최근 전국적으로 매장을 늘리고 있는 홈플러스.까르푸.이마트.아람마트 등 대형할인점에서 점차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쉬메릭 상품은 납품 할인매장을 현재 25곳에서 연말까지 1백 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테즈락 제품은 특히 아람마트 매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역 공동브랜드의 할인점 진출은 지역시장의 한계를 벗어나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쌓아 가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고 평가했다.

또 지역공동 브랜드가 지역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점도 매출 증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대구시가 대구.경북지역 소비자를 대상으로 쉬메릭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90%로 2년 전 70%보다 20%포인트나 높아졌다.

함정웅 쉬메릭협의회 회장은 "자치단체에서 육성하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고 생산자들도 품질관리에 신경을 쓰게 된다" 고 말했다.

정기환.정용백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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