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국내 전문사 대형화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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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기업들이 쏟아 놓고 있는 부실 채권이나 자산을 살 만한 여윳돈이 있는 국내 기관은 많지 않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국내 기업은 스스로가 구조조정 대상이기 때문에 부실 자산을 인수할 여력이 거의 없다" 며 "현실적으로 구조조정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곳은 우량 은행이나 보험사 정도" 라고 말했다.

정부가 구조조정을 시장에서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는 은행이 주도하는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와 민간 회사격인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가 있다.

부동산 간접투자상품(REITs)인 수익증권을 발행해 개인.금융기관의 돈을 끌어들여 기업의 부동산을 사들이는 부동산 투자회사도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7월 이후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중 현재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은 CRC뿐이다.

1999년 5월 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 9월 말까지 51개의 CRC가 활동 중이며, 5백38개 부실회사에 1조2천6백34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자본금 1백억원 미만의 소규모 CRC가 대부분(42곳)이어서 대형 부실 자산을 인수하기에는 힘에 부친다.

구조조정 시장의 주역으로 기대되는 CRV는 아직 뜨지 않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외자 유치 협상이 타결되면 다음달 말께 한빛은행 주축의 CRV가 설립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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