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돈 환수…재산 논쟁 번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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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은 1천2백여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팔아서라도 국민혈세를 반납해라. " (민주당)

"DJ는 수십년간 금고비밀주의에 의해 현금으로 정치자금 관리를 해왔다. " (한나라당)

안기부 자금의 국고환수를 둘러싼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공방이 27일 재산 논란으로 번졌다.

민주당은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1999년 말 국민회의(민주당의 전신)와 한나라당의 재산내역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재산은 부동산(토지 및 건물, 전세금)과 동산(비품 및 현금)을 합쳐 1천2백93억여원. 반면 당시 국민회의의 재산은 1백26억원이다.

부동산 비교에선 한나라당이 1천2백68억원이었고 국민회의가 38억원이었다.

민주당은 이 자료를 토대로 "한나라당은 1천억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선거자금으로 유용한 만큼 중앙당이 부동산을 매각해서라도 국고에 환수해야 한다" 며 " '부동산 과다보유 정당' 인 한나라당이 해야 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 (張全亨 부대변인)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99년 말 국민회의의 재산은 1백26억원인데 반해 순자산은 37억원" 이라고 공개했다.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부채규모가 89억원이라는 것까지 드러내며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현금부자인 민주당이 팔리지도 않는 부동산 몇건에 불과한 한나라당 재산을 꼬투리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며 "한나라당의 재산은 수십년에 걸쳐 공개적으로 형성된 것이지만, 민주당의 경우는 어마어마한 돈이 DJ 개인의 비자금으로 들어갔다" 고 반박했다.

張부대변인은 또 "민주당이 자신들의 재산을 수십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수백.수천억원의 정치자금을 자유롭게 쓰고 있다" 며 "가.차명으로 엄청난 현금을 숨겨놓은 졸부가 가난뱅이라고 주장하는 격" 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이미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의 풍요로움은 입증됐다" 고 주장했다.

정창화(鄭昌和)총무는 "민주당이 재산논쟁으로 안기부 자금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며 "한나라당이 갖다 썼다는 증거도 없는 돈을 환수하라는 것은 시집도 안간 여자에게 이혼하라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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