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이 또 한번 벤처돌풍 일으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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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앱센터 콘퍼런스’에는 수백 명의 개발자가 몰렸다. 행사를 기획한 ‘앱센터운동 추진본부’는 행사 공고 이틀 만에 행사장 수용 인원 400명이 다 차 서둘러 참가신청을 마감했다.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앱센터 콘퍼런스’ 참석자들이 전문가들의 국내외 앱시장 동향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 관계자들과 앱 개발자 등 400여 명이 참석해 앱센터 설립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박종근 기자]

# ‘앱센터 지원본부’는 시대적 요구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이하 앱) 개발자들을 돕는 민·관 협력 기구 ‘앱센터 지원본부(가칭)’의 설립이 논의됐다. 행정안전부의 강성주 정보기반정책관은 “공공정보를 앱 개발자들에게 개방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을 관련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이면 전 세계 휴대전화 이용자의 40% 이상이 스마트폰을 쓰고, 한국도 스마트폰 이용자 수가 연내 20%인 400만 명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 있다. 머지않아 도래할 무선 기반의 생활·업무 환경에 정부나 민간기업들이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태 중소기업청 차장은 “모바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민·관 협력과 대기업·중소기업 상생을 통해 더 많은 벤처기업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해석 청와대 IT특보는 “모바일 혁명이 한국에 또 한번의 벤처 창업기를 가져다 줄 것이다. 정부는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안현덕 헤카네트웍스 대표는 최근의 모바일 환경에 ‘퍼펙트 스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엄청난 산업구조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요즘 미국 실리콘밸리는 야후·아마존·이베이가 설립된 1995~1998년을 방불케 한다.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꿈틀거리고 있지만 뚜렷한 승자가 없고 발전 방향도 오리무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서 소프트웨어 사업을 시작한 그는 “한국 개발자들의 열정과 아이디어는 세계 수준”이라고 평했다.

#적극적인 대기업들

대기업 관계자들이 행사에 대거 참석해 앱 개발자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앱 개발자들을 초청해 삼성전자의 모바일 운영체제(OS) ‘바다’에 대한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김종신 부장은 “앱스토어 활성화를 위해 개발자 지원이 필요하다. 미리 OS를 설명하고 단말기의 특성이나 주의할 점 등을 알려 시행착오를 줄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중 전 세계 개발자들을 상대로 경진대회를 열 계획이다. 총상금의 규모는 약 30억원(270만 달러)이며, 6개월간 지원자를 모집한다.

LG전자의 임도현 상무는 “앱 개발자와 우리의 수익 배분을 8대2로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앱스토어가 살아야 LG 휴대전화가 더 많이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김후종 상무는 “10만 소프트웨어 전문가 양성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다음달 ‘T 아카데미’를 열고 400여 명을 상대로 개발실무 교육을 시작한다. 그는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전문 IT 교육단을 만들어 우리 회사뿐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도 경쟁력 있는 인재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KT는 앱을 휴대전화뿐 아니라 PC와 IPTV 등 다양한 기기에서도 활용하는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날 행사에서 ‘스파크(불꽃)’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PC·서버 등 환경에서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조원규 구글코리아 대표는 “국내 개발자들과의 소통을 증진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민·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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