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중국서 터닦아 글로벌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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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SK가 지배구조 혁신과 기업문화.사업구조 개편 등에 나섰다. SK 그룹은 20일 최태원 회장 등 20여명의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도에서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열고 '새로운 SK 50년 비전'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서 SK는 앞으로 그룹과 계열사간 지배구조를 '느슨한 자율 경영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계열사들은 기업문화와 브랜드로 묶고, 경영은 각 계열사의 이사회 중심으로 하겠다는 내용이다.

황규호 SK㈜ CR전략실장(전무)은 이와 관련해 "자식(계열사)이 부모(그룹)를 떠나 독립(자율경영)한 뒤에도 이들은 혈연.가풍 등 끈끈한 가족문화(기업문화 및 브랜드)로 묶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사회 중심 경영은 투명한 추천 절차를 거쳐 선임된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한 이사회에서 중요 경영 사항들을 결정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계열사들은 이사회 사무국을 신설해 이사들이 수시로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국내외 현장 검증 및 감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SK는 사업구조도 에너지와 정보통신을 양축으로 해 현지 생산 및 수출체제로 재편키로 했다. 세계 각국에 현지 직할 경영체제를 갖추고, 국내외 관련 조직도 키운다. 글로벌경영의 첫 전초기지는 중국이다. 주력기업인 SK㈜는 해외에선 처음으로 오는 28~30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기 이사회를 열어 지주회사'SK중국투자유한공사'을 출범한다.

해외 유전개발도 강화한다. 올해부터 2007년까지 5조원을 들여 아프리카와 남미, 카스피해, 중국 등의 유전 탐사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SK는 또 지배구조와 함께 실적, 주가를 기업이 주력해야 할 3대 목표로 삼기로 했다.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전 계열사가 국내외 기업설명회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황 전무는 "매출 50조원과 자산 47조원의 4대그룹 지위에 안주하지 않고,투명한 경영을 하는 좋은 기업으로 회사의 이미지를 높여나갈 것"이라며 "새 로르맵에 맞는 국내외 우수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SK는 이날 그룹 규약인 'SKMS(SK경영관리체계)'를 개정했다. 기업 이념을 1979년 고 최종현 회장이 정립한 '이윤 극대화'에서 25년만에'행복 극대화'로 바꾸었다.

기업이 행복하게 해줘야 할 대상도 고객과 구성원, 주주에 이어 사회로까지 넓혔다.

SK는 이 이념에 맞춰 브랜드 등 기업이미지통합(CI)도 조정한다. 관련 조직이 신설돼 CI와 브랜드의 유지 또는 변경을 검토한다.'LG그룹'처럼 브랜드 이용료를 받는 등 다양한 개편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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